사설경마 ‘극성’ 경마대중화에 ‘찬물’
-최근 들어 조직적 사설경마 적발 잇따라
-폭력조직과 유착 의혹, 검찰 강력한 수사의지 밝혀
-케이블TV 경마실황중계에도 불똥튈까 우려


사설경마 근절대책에 대한 본지의 특종보도 이후 사직당국의 대대적인 사설경마조직 검거에 나서고 있다. (관련기사 본지 10월14일자 제310호 2,3면 참조)
서울지검 강력부(부장검사/김규헌)는 21일(일) 사설경마를 운영하거나 경마도박을 한 혐의(한국마사회법 위반 등)로 2개 조직 31명을 적발, 총책 한모(37), 정모(45)씨 등 6명을 구속하고 함께 도박에 참여한 김모(37)씨 등 24명을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달아난 주모(34)씨를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한씨 등 일당 5명은 7월부터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모 오피스텔에 사설경마장을 차려 놓고, 임의로 마권을 만들어 주말마다 하루 10억원 정도, 최근까지 모두 2백10억여원의 마권을 판매해 50억여원의 부당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씨 등 6명은 8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상가건물에 사설경마장을 개설, 9월초까지 하루 13억여원씩 모두 80억원 상당의 마권을 판매해 30억여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22일(월)에는 수원에서 역시 사설경마를 행위를 한 혐의로 폭력조직 N파 행동대원 김모(38)씨 등 5명이 경기지방경찰청 기동수사대에 의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경찰은 김씨 등이 이달 초부터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아파트에서 최근까지 경마가 있는 날마다 모여 40여 차례에 걸쳐 8천여만원 상당의 사설경마를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마실황중계를 시청할 수 있는 케이블TV 외에도 단속에 대비한 외부감시 카메라 등을 갖춰 놓고, 마사회 홈페이지의 실시간 배당률을 확인하면서 사설경마 행위를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마사회와는 달리 무제한 베팅을 허용하고 돈을 잃은 사람에겐 베팅액의 10∼15%를 돌려주거나 자금을 빌려주고 전화 베팅, 무료 식사·음료 제공 등의 수법으로 사람들을 유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같은 사설경마 조직이 서울과 수도권일대에만 10여개가 더 있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를 확대함과 동시에 사설경마의 부당수익이 폭력조직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 사설경마와 폭력조직의 연결고리를 캐는 데도 비중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
한편 사설경마 조직이 케이블TV의 경마방송을 매개체로 이용하면서 리빙TV의 「경마실황중계」가 다시금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리빙TV의 김용명 차장은 “방송초기 사설경마 등 부정적인 면도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경마방송과 관계없이 사설경마는 오래전부터 지속돼온 폐혜로 특별히 경마방송이 사설경마를 부추긴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방송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없지만 대비책으로 향후 실명가입을 통한 유료화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련의 사설경마 조직 검거에 경마관계자들은 적잖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다양한 이벤트로 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 온 마사회 관계자들은 최근의 움직임으로 자칫 경마의 부정적 측면만이 부각될까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마사회는 ‘사설경마보안팀’을 구성, 자체적으로 단속에 나서는 한편, 검경 합동수사에도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사설경마 신고 포상금의 대폭 확대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지켜본 대다수 경마관계자와 팬들은 날로 기승을 더해 가는 사설경마에 대해 환급률 인상, 마권구매상한선 폐지 등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권현 기자 knhn@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