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꼴 우여곡절 헤치고 공동 -7승 남겨 … 5백승 ‘누가 먼저하나’ 관심 집중

우창구 기수와 최봉주 기수가 5백승 도전에 막판 피치를 올리면서 붉게 물들어 가는 청계산 그늘에 자리한 서울경마공원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고 있다.
아마추어 스포츠 선수에게 있어 가장 큰 꿈이 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이라면 기수들에게는 5백승을 돌파해 영예기수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일 것이다.
이런 5백승 돌파에 먼저 시동을 건 것은 최봉주 기수였다. 기승경력 15년의 최는 올초 다소 부진한 출발을 보였지만 3월 5승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우승사냥에 나섰고, 여름휴장전 4백90승을 달성, 5백승에 10승만을 남겨둬 5백승 달성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여기에 비해 기승경력 17년의 우창구 기수는 지난해까지 4백51승을 기록, 올해 49승을 달성해야만 5백승 달성이 가능한 상태에서 출발을 했기 때문에 연내 5백승 달성이 그리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우기수는 3월 5승과 4월 7승을 거두면서 그 어느 때보다 폭발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승쌓기에 나섰고, 휴장전까지 4백81승을 기록 최봉주 기수와의 간격을 많이 좁혀왔다.
앞날의 일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법.
상승세를 바탕으로 착실히 5백승에 접근하던 최봉주 기수가 경주중 낙마 부상으로 인해 급제동이 걸린 것. 또한 부상에서 벗어나 재가동을 했으나 새롭게 기승계약을 체결한 소속조(53조)가 약물검출로 해체되는 악재가 겹치며, 9월까지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우창구 기수 또한 결코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냈다. 휴장을 앞두고 당시 소속조(41조) 마필에서 약물이 검출되면서 그 또한 소속조 해체의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우는 이런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매월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며, 어렵게 느껴지던 5백승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낙마로 인해 폐를 다치는 부상을 털고 복귀한 최는 9월 부진을 보였지만 10월 들어 3승을 추가하며 5백승을 향한 행진을 재가동하고 있다.
모든 기수의 꿈인 영예기수의 필수조건인 5백승을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두 명의 명기수는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우선 최근 2년간 본인의 평균 성적보다 적은 우승수를 보여왔지만 올해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과 소속조가 약물검출로 인해 해체되는 불운을 겪었다는 것이다.
절정기에 이른 기승술을 발판으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올해 다승 2위를 달리고 있는 우창구 기수와 상반기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가 한풀 기세가 꺾였다가 다시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최봉주, 과연 누가 먼저 5백승 고지를 돌파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의 상황을 감안하면 꾸준하게 많은 기승수와 착실한 우승을 거두고 있는 우기수가 다소 유리한 입장에 있지만, 다시금 상승세로 돌아선 최기수의 반격 역시 만만치 않을 태세다.
지금까지 5백승의 고지를 넘어서는 기쁨을 맞본 것은 현재 조교사로 활약중인 김명국 조교사를 필두로 박태종, 안병기, 이성일, 배휴준 기수 등 5명뿐이다.
무르익어 가는 가을의 경마공원에서 5백승을 향한 우창구·최봉주의 선의의 경쟁이 경마팬에게 또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서고 있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