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마공원에서 급상승세를 보이며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건각들에게 부담중량 주의보가 걸렸다.
일요일 핸디캡 경주에 출전할 예정이던 ‘자당’이 62Kg이라는 엄청난 부담중량을 부여받자 출전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경주에 출전한 마필들을 살펴보면, ‘자당’에 이어 가장 높은 부담중량을 부여받은 마필은 ‘노더너파이’로56Kg의 부담중량을 부여받아 ‘자당’과 무려 6Kg이라는 차이를 보였다.
또한 다른 마필들은 최고 10Kg이상의 부담중량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자당’을 관리하고 있는 29조 관계자는 “상대의 강하고 약함을 떠나 62Kg이란 부담중량을 부여하는 것은 출전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성적에 관계없이 그 부담중량으로 경주를 치르게 되면 마필에 부상이 올 것이 뻔하기 때문에 출전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히며, 부담중량 걱정이 적은 스포츠조선배에 출전할 것임을 시사했다.
과도한 부담중량으로 말미암아 경주 출전을 포기한 사례는 비단 ‘자당’의 일만은 아니다. 3군부터 가파르게 3연승을 기록하며 1군에 승군한 ‘태산명동’역시 과도한 부담중량에 시달리는 대표적인 마필이다. ‘태산명동’은 부담중량을 이유로 출전을 포기한 것이 두 번에 이르고 있다.
또한 15연승을 이룩 매경주 새로운 신화에 도전하는 ‘새강자’, 외국산 최강자로 일컬어지는 ‘울프사일런서’등은 언제나 과부담중량을 감수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연승마나 우수마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상대마가 아니라 바로 부담중량이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그래서 과도한 부담중량이 부여되면 말의 보호를 위해 출전을 포기하는 사례가 자주 나타나는 것이다.
부담중량의 심한 격차가 나타나는 것은 현재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마필들의 심한 능력편차를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IMF이후 도입된 외국산 마필이나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국산마의 경우 몇몇의 뛰어난 마필이 진가를 발휘하며 경주로를 휩쓸고 있는 상태이다.
마필간 능력차가 심화될수록 연승을 기록하는 마필이 많아지고, 부진마와의 상금격차가 커져 하루하루 부담중량 또한 늘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박일웅 한국마사회 핸디캡부장은 “핸디캡 기본방침은 경주 질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하고 있다”며 핸디캡에서는 기본적으로 좋은 말은 그 격에 맞는 경주에 출전해 경마팬들에게 박진감 넘치고 질좋은 경주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전을 포기한 ‘자당’의 경우 1년에 4,5차례, 경마대회 출전 등을 통해 기량을 향상시키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길 바라며, 그러다보면 자연히 부담중량이 내려갈 것이라고 방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우수마만을 가리기 위한 것이 경마라면 부담중량이 필요 없겠지만, 균등한 우승기회 부여라는 현실에서 과도한 부담중량은 사라질 수 없다.
다만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충분한 경주마 자원의 뒷받침과 경주 질을 높여나가는 수밖에 방도가 없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