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불어 좋은 날

예전에 '바람불어 좋은 날'이란 제목으로 영화가 만들어진 적이 있고, 줄거리는 다르지만 TV 드라마로도 방영된 적이 있었다. 오늘 이야기는 상기에서 언급한 영화나 드라마하고는 전혀 상관 없는 내용으로 매주 경마에 심신이 지치신 경마팬들에게 경마와 연결지어 가볍게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경마장에서 바람이 가장 많이 부는 장소는 어디일까요? 다름 아닌 배당판이란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매 경주마다 배당판은 각종 쏘스바람과 루머바람으로 배당파도가 숫자로 출렁이는 곳이니 필자의 생각의 전혀 틀린 것은 아닐 게다.

물론 배당판은 기본적으로는 출전마들의 현재 능력과 과거 성적을 바탕으로 훈련 상태, 채식 상태 , 마필 체중, 승부 의지, 병력, 휴양 여부 등 수많은 의미가 총체적으로 포함되어 배당이란 숫자로 포현되는 곳이란 것이 필자의 견해다.

물론 상기에 언급한 내용은 마사회에서 발표하는 각종 자료와 예상 전문지, 경마관련 온라인 사이트와 그리고, 예상업을 종사하고 있는 저와 같은 세칭 예상 전문인들의 분석 등을 통하여 일반 경마팬들에게 전해지면서 그것이 수치로 반영되어 나타나는 것이라고 본다.

이렇듯 열리는 경주마다 바람이 휘몰아치는 배당판에는 단순히 출전마들의 능력과 성적뿐만 아니라 그 속에는 수많은 정보와 쏘스 그리고, 루머도 추치화되어 내포된 것이란 필자의 견해에 대해서 경마를 어는 정도 접해 본 아는 경마팬이라면 수긍하실 것으로 믿는다. 여기서 정보(Information)라면 공식적인 창구를 통해서 알려진 내용으로 마사회가 주도하는 배포자료, 온라인 사이트 자료 게재, 방송 인터뷰 그리고, 기수, 조교사 등의 인터뷰 등을 통하여 마사회 출입기자가 소속사 예상책자 등에 수록하는 형태를 지니는 것이고, 쏘쓰(Source)는 기수나 조교사 마주 등 경마와 관련해 직, 간접적인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하여 흘리는 내용이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그리고, 루머(Rumor)는 대부분 출처가 불투명한 것이 특징으로 경마장에 산재해 있는 세칭 바람잡이, 쏘스꾼, 마권보이, 뽀찌꾼 들이 주위 사람들이나 지인들에게 흘리는 내용이란 것이 필자의 사견이다.

아무튼 크게 분류하면 상기의 세 가지가 배당판의 흐름을 주도하는데, 그 중에서 정보는 정상적인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고, 쏘스와 루머는 비정상적인 부분이 내포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필자가 배당판의 비정상적인 바람이라고 하는 부분은 정상적인 자료와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본으로 정상적인 분석과 추리에 의한 정보가 아닌 "간다, 안 간다, 있다, 없다" 식의 쏘스와 루머가 배당판을 주도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그 바람이 어느 정도의 경주 결과와 일치하는하는지 아니면 말그대로 바람으로만 끝나는지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정확하게 수치화할 수는 없지만, 20여년 가까이 배당판을 주시해 온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결론적으로 바람은 바람으로 끝나는 경우가 그 반대의 경우보다 더 많다는 것이다. 세칭 큰 돈질을 하는 오데(大手:일본어로 큰 손)들이 쏘스나 루머를 바탕으로 많은 금액을 베팅에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경마를 수많은 변수와 이변 발생의 소지가 아주 많은 과학적인 추리와 추리의 게임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근거에 입각한 쏘스와 루머라면 그래도 어는 정도 신빙성도 있고, 실제로 경주 결과로 이어지는 경주도 있지만, 일반 경마팬들 입장에서는 그것을 직접적으로 접근하고 확인하기도 힘들다. 그리고, 쏘스와 루머의 실체도 객관적인 마필 능력이나 전개의 유리함 그리고, 훈련이나 채식, 휴양, 병치료 등을 통한 마필 능력 향상 등과 능력을 숨기고 있던 마필들이 승부의지가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식의 내용이 되어야지 능력이 돼고 안 돼고 무조건 이유불문으로 "간다, 안 간다, 있다, 없다"식의 허무맹랑한 쏘스와 루머는 약(藥)이 아닌 독(毒)인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실례를 들자면 지난 주 토요일(2/4) 서울경마 5, 6경주를 들 수가 있는데, 공요롭게도 기수와 조교사 그리고, 마주가 동일했다. 하지만, 5경주의 '물안개'는 단승식 2위와 복승식으로 소위 댓길 배당을 형성했으나, 경주 결과는 7위로 최저배당을 지켜주지 못했다. 그리고, 이어진 6경주에서 '라스트러브'는 강축이 있는 상태에서 복승식으로 4~5위권 정도의 배당을 형성했지만, 결과는 2위마를 3마신 차이로 제압하며 여유승을 거두며 고배당의 주역이 되었다. 당시 현장에서는 5경주는 "있다, 간다" 식의 쏘스와 루머나 난무했고, 6경주는 "없다, 안 간다"라는 내용이 퍼지면서 배당판도 그런 내용을 반영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경주가 하루에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우리 경마판의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능력이 되고, 때깔(마필  컨디션)이 좋았던 마필은 좋은 성적을 냈지만, 그렇지 못한 마필은 배당판의 허무맹랑한 바람으로 끝난 것이다.

한 마디로 필자가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은 근거없는 쏘스나 루머에 현혹되어 무리한 베팅을 하지 마시라 그리고, 제 아무리 근거가 있고 정확한 쏘스나 루머라도 그 내용을 걸러낼 수 있는 필터링(Filtering) 역량이 없으시면 맹신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하면 "바람불어 좋은 날"이 아닌 "바람잡아 좋은 날" 즉, 쓸데없는 바람에 현혹하지 않고 그것을 역이용하여 좋은 배당을 챙긴 날이 될 수도 있지 아니한가? 한 마디로 필자는 때로는 바람의 실체를 명확하게 분석, 구분할 줄 알면 그 반사이익을 취할 수도 있는 곳이 배당판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