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은 너무 위험하다, 저배당은 너무 밋밋하다”
그래서 결국 10배 안팎의 중배당이 주를 이룬 것이 지난주 경마였지만 정작 자신이 적중하기 전에는 이것도 ‘그림의 떡’이었다. 특히 입상마 사진 판정이 수차례 반복되었기 때문에 몇cm의 미미한 차이로 많은 희비가 엇갈렸을 것이다.
중배당이 주를 이뤘던 지난주 경마는 배휴준, 정호익, 조용배 기수를 포함 총 6명의 기수가 2승씩을 기록하는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이중 배휴준 기수가 2위 2회까지 추가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 소속조(26조) 마필들로 우승하지 못했으나 예전부터 친분이 두터웠던 52조(‘활궁’, ‘금바다’),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본 2조(‘댄싱브룩’), 35조(‘마리오네’) 마필들로 입상에 성공하며 지난해 ‘휴준군단’ 열풍을 불러 일으켰을 때를 상기 시켰다.
정호익, 방춘식 기수는 소속조 신예 마필들로 2승을 거뒀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정호익 기수는 최근 소속조 신마들이 5∼6전의 경험을 쌓고 이제는 성적이 나와야 된다는 주위의 바램에 부응이라도 하듯 기분 좋은 승수를 올렸다. 방춘식 기수도 국산 신예마들로 포문을 열었다.
조용배 기수는 데뷔 13년만에 새천년을 맞아 2백승 기수로 올라섰다. 2백승 주역의 기쁨을 맛보게 한 마필은 ‘캡틴왜키’로 당시 ‘재키나’, ‘레드베인’등 쟁쟁한 마필들이 있었지만 1번 게이트의 장점을 최대 부각시키는 기승술로 영광을 누렸다.
천창기 기수와 박을운 기수의 2승은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먼저 천창기 기수는 ‘당대발복’으로 59kg의 과중량을 극복해 냈다. 어느덧 국산 강자로 자리매김한 ‘당대발복’이 59kg을 견뎌냈다는 것은 ‘새강자’, ‘자당’, ‘무비동자’의 국산마 3각 체제에 신선함을 던져준다.
박을운 기수도 ‘신세대’로 2위마와 11마신이란 대차로 승리해 그랑프리 이후 ‘신세대’ 몰락을 거론했던 일부 전문가들에게 기우임을 입증했다.
한편 ‘신세대’와 더불어 재기에 성공한 마필이 있다. 바로 ‘울프사일런서’. 새천년맞이 특별경주에서 60kg의 과중량을 극복하고 5세마로서의 힘찬 첫발을 내딛었다.
신예마들에게 다소 주춤거렸던 이들이 다시 활력을 얻으면서 밀레니엄 경마판도는 더욱 흥미진진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별 성적을 살펴보면 국산1군 경주에서 우승한 50조(강승영 조교사, ‘당대발복’)와 특별경주를 거머쥔 41조(이종구 조교사, ‘울프사일런서’)가 상위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최다승은 3승을 기록한 36조(김양선 조교사)가 우위를 차지했다. 나란히 2승씩을 기록한 조는 10조(김정진 조교사), 35조(하재흥 조교사), 40조(고옥봉 조교사), 49조(지용철 조교사)다.
최다승을 기록한 36조는 모처럼 만에 기분 좋은 3승을 거뒀다. 바로 이들이 모두 신예마들이라는 점. 특히 김양선 조교사가 ‘봉정암’이후 차세대 대표마로 지목한 ‘선봉대감’이 첫 승을 거둬 향후 활약에 관심이 집중된다.
10조도 36조 못지 않은 의미있는 성적을 지난주에 거뒀다. 2승 모두 국산 신예마들로 일궈냈는데 ‘신제왕’은 개별구매마, ‘금별’은 경매마로서 모두 고가에 구입한 마필들이었다. 특히 ‘금별’은 경매시 여러 조교사들이 눈독을 들인 소위 ‘소문난 말’에 해당됐는데 속담에 삼세번이라 했듯이 세 번째 경주만에 우승을 차지해 일단 한고비는 넘겼다.
꾸준함으로 매 경마일당 경마팬들의 시선을 잡는 49조, ‘신세대’의 낙승으로 올해도 역시 최고봉에 설 40조, 제2의 ‘샤이닝타임’을 준비하는 35조, 지난해 상위권에 랭크됐던 조들이 새천년 2주째 경마부터 기지개를 켜며 서서히 승수 쌓기를 시작하고 있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

작 성 자 : 김대유 violet@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