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축산업 발전을 위한 경마세제 개선 토론회

Ⅰ. 한국 경마세제 현황

제2의 IMF라 불리는 근래의 경제 악화는 사회전반에 걸쳐 위력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서민경제에는 직접적인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IMF하에서도 고도의 성장을 유지하던 경마산업도 경제악화로 인해 끝없는 추락에 있는 중이다.
현재 경마계에서 최고의 관심사는 바로 경마세제 개선이다. 이우재 회장이 취임한 이후 한국마사회는 투명한 경영을 최선의 경영목표로 세우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오는 한편, 그동안 정부로부터 수많은 규제에 눌려 있던 경마산업에 독립성을 조금이나마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경마산업과 관련한 정책토론회가 부쩍 많아졌다. 이런 영향으로 인해 그동안 정부와 각종 단체로부터 금기시 되어온 경마산업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변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부의 인식변화에도 불구하고 국회와 정부는 오히려 지방교육세의 영구화 추진과 경마산업을 위축시킬 사행산업감독위원회 법안 상정 등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국마사회(이우재 회장)와 건전경마추진위원회(서정의 회장)이 농축산업 발전을 위한 경마세제 개선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사실 수년간 경마팬들은 경마세제의 불합리성을 토로하고 경마세재 개선을 통한 환급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공허한 메아리 속에서 묻혀져 왔다.
이제는 모든 경마인과 경마팬의 공통 코드가 되어버린 경마세재 개선.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우리나라의 경마산업이 세계의 경마산업과 경쟁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국제적 기준에 맞지않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경마세제의 개선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5회에 걸쳐 한국 경마산업 속의 경마세제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 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회인 이번 호에서는 현재 한국경마에 적용되는 경마세제에 대해 알아보고, 원론적인 의미에서 경마에 대한 과세지표의 오류에 대해 알아보자.
-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 목차 -
Ⅰ. 한국 경마세제 현황
Ⅱ. 외국 경마세제 현황과 변화
Ⅲ. 한국 경마세제 문제점 및 개선 방안
Ⅳ. 레저세 인하 추진
Ⅴ. 적극적인 공세가 경마를 지킨다.


◇ 경마매출 과세 현황
마권매출액은 적중한 경마팬에게 72%가 환급되며 발매세금 18%, 마사회 수득금 10%(비용·법인세 7%, 이익금 3%) 등으로 이루어진다.
발매세금으로 책정된 18%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인데, 이중에는 레저세(마권매출액의 10%), 지방교육세(레저세의 60%), 농어촌특별세(레저세의 20%) 등이다.
알기쉽게 얘기하자면, 마권매출이 생기면서 원천 징수되는 세금이 바로 레저세,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소비세 등으로 각각 마권매출액의 10%, 6%, 2% 등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마사회가 수득금으로 10%를 가져가는데, 경마시행비용 및 법인세와 이익금 등으로 나뉜다. 마사회는 발생한 이익금의 60%를 특별적립금(축산발전기금 80%, 농어촌복지사업 20%)으로 사용해 농어촌 발전에 막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최근 농·축·어민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경마산업에 부과되는 세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마사회의 이익금이 늘어나야 기금이 늘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세연구원의 최근 경마세제 연구결과에 따르면 마권매출액에 부과되는 레저세는 지방세로 분류되며 갬블서비스를 소비하는 행위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소비세의 성격을 가진다고 진단하고 일반적으로 소비세(국세)인 부가가치세는 10% 세금을 징수하는데 반해, 레저세에 부가되는 지방교육세, 농특세 또한 소비세에 해당되는데 경매매출의 총 18%가 과세되므로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의 소비에 대한 세금보다 세율이 월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조세연구원은 외국의 경우 갬블산업 간의 개방·경쟁으로 경마에 대한 세율이 낮지만 우리나라는 경마의 오랜 독과점적 지위보장으로 고율의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매출증가에 따라 2001년 세율을 인상했지만, 2000년 이후 독점적 지위 붕괴와 시장 난립 등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어 세율 인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 과도한 경마세제가 부른 부작용
마권을 구입하는 경마팬들은 매번 28%의 돈을 원천징수 당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모두가 돈을 잃은 상태에서 경마에 임하다보니 부정경마의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KRA를 통한 마권구입 보다는 세금을 내지 않는 불법경마 즉 사설경마(맞대기)의 규모가 날로 비대해져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다.
2004년 기준 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KRA의 마권매출액은 5조3천억원인데 비해 사설경마 매출액은 3조4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04년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탈루세금은 6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과도한 경마세제는 뚜렷한 레저문화를 가지지 못한 한국사회에 레저스포츠의 대안으로 큰 몫을 차지해가던 경마산업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
경마팬에 대한 환급금이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형태로 운영되다보니 자연스럽게 경마팬의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경마팬의 이탈을 발생시키게 됐다.
뿐만아니라 과도한 경마세제는 불법적인 사설경마 성행을 야기시켰으며, 성인오락게임의 활성화에 크게 일조했다.
최근 경마의 경쟁산업으로 등장한 경정과 경륜은 경마와 비슷한 비용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약간의 차이가 나는 것은 조세는 오히려 낮은 반면 수득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카지노산업인 강원랜드의 경우에는 법인세와 기타 지방세로 구성된 조세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소비세 형태인 레저세가 주류를 이루는 경마와 달리 법인세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복권은 판매금의 50%가 당첨금으로 환급되며, 경비를 제외하고 37.8%가 수익금이다. 이 수익금은 기금기여와 공공복지사업에 사용되면서 많은 수익금을 남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공익성을 인정받고 있는 실정이다.

◇ 경마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라
한 산업이 발전하면 그 산업의 생산에 필요한 원료 및 중간재의 수요가 늘어나게 되고, 결국 연계돼 다른 산업의 생산증가를 초래하게 된다. 갬블산업은 이런 후방연쇄효과가 크지 않은 분야지만, 경마는 말과 기수가 경주에 참여하고 경주결과가 배당을 탄생시키는 등 1차산업부터 4차산업까지 연계되어 있어 큰 후방연쇄효과를 가지고 있다.
경마관계자들이 항상 주장하는 것이 바로 경마산업은 모든 산업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주마 생산을 시작으로 경주로 인한 마권발매와 적중환급금 발생까지 자체적으로 완벽한 싸이클을 이루고 있다. 물론 4차산업이 마권발매에 지나치게 치우친 한국경마는 구조상 기형적이긴 하지만 최근 경주마생산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으로 인해 개선되고 있다.
이런 경마산업의 산업적 가치는 경마시행을 위해 지난해 마사회와 경마계에서 지출된 금액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마필생산과 사료구매 등에 사용된 금액이 219억에 달하고, 2,284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이 농특세와 특별적립금으로 농어촌을 위해 사용됐다. 또한 경마장 건설 등의 시설공사와 장비 구매 등으로 335억이 사용됐다.
비단 이뿐만 아니다. 생산농가에서부터 경마공원까지 이어지는 산업군에서 발생하는 인력고용 창출은 돈으로 환산하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이렇게 경마가 산업으로 미치는 영향이 과소평가된 것이 사실이다. 경마세제 개선을 한시가 급하다. 올바르게 경마세제를 개선하기 위해선 경마를 바르게 볼 수 있는 시각 변화가 보다 시급할 것이다.
- 다음 호에서는 선진 외국경마국의 경마세제를 알아보고 한국 경마세제와의 비교를 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