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축산업 발전을 위한 경마세제 개선 토론회

Ⅲ. 한국 경마세제 문제점 및 개선 방안(1)

제2의 IMF라 불리는 근래의 경제 악화는 사회전반에 걸쳐 위력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서민경제에는 직접적인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IMF하에서도 고도의 성장을 유지하던 경마산업도 경제악화로 인해 끝없는 추락에 있는 중이다.
현재 경마계에서 최고의 관심사는 바로 경마세제 개선이다. 이우재 회장이 취임한 이후 한국마사회는 투명한 경영을 최선의 경영목표로 세우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오는 한편, 그동안 정부로부터 수많은 규제에 눌려 있던 경마산업에 독립성을 조금이나마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경마산업과 관련한 정책토론회가 부쩍 많아졌다. 이런 영향으로 인해 그동안 정부와 각종 단체로부터 금기시 되어온 경마산업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변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부의 인식변화에도 불구하고 국회와 정부는 오히려 지방교육세의 영구화 추진과 경마산업을 위축시킬 사행산업감독위원회 법안 상정 등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국마사회(이우재 회장)와 건전경마추진위원회(서정의 회장)이 농축산업 발전을 위한 경마세제 개선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사실 수년간 경마팬들은 경마세제의 불합리성을 토로하고 경마세재 개선을 통한 환급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공허한 메아리 속에서 묻혀져 왔다.
이제는 모든 경마인과 경마팬의 공통 코드가 되어버린 경마세재 개선.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우리나라의 경마산업이 세계의 경마산업과 경쟁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국제적 기준에 맞지않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경마세제의 개선이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 경마세제의 보다 직접적인 문제점을 알아보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 보기 위한 첫 단계로 지난 6월 14일 국회에서 열렸던 「농축산업 발전을 위한 경마세제 개선 토론회」에서 박정수 교수(이화여대 행정학과)가 주제발표한 경마산업의 세제개선 방안중에서 제시한 부문별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 목차 -
Ⅰ. 한국 경마세제 현황
Ⅱ. 외국 경마세제 현황과 변화
Ⅲ. 한국 경마세제 문제점 및 개선 방안
Ⅳ. 레저세 인하 추진
Ⅴ. 적극적인 공세가 경마를 지킨다.

박정수 교수는 경마관련 세제 및 재정의 쟁점들은 크게 세가지 관점에서 검토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우선 첫 번째 검토 대상은 경마산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세금으로, 경마 매출액의 10%로 부과되는 레저세, 경마환급금에 20%로 분리과세되고 있는 소득세 등이다.
두 번째는 경마산업과 조세구조 및 재정수입의 용도에 관한 것으로 경마산업에는 레저세 이외에도 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가 부가세로서 부과된다. 경마관련 재정구조 측면에서는 지자체의 일반재정 수입, 교육재정으로의 전입, 축산발전기금으로의 전입 등으로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세 번째는 경마관련 재정수입의 지역간 배분 문제로 지방세인 레저세는 지역적 편중이 심하고, 갬블서비스 제공에 대한 소비세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재정수입의 활용 면에서 교육, 농·축산 발전 등 국가적 차원의 재정수입 활용이 강조되고 있다.

◇ 마권 발매시 과세되는 레저세 문제
소비자가 마권을 구입할 경우 마권매출액의 10%가 레저세로 부과된다. 또한 지방교육세가 레저세의 60%, 농어촌특별세가 레저세의 20%로 부가되기 때문에 마권을 구입할 때, 소비자가 부담하는 세금의 총세율은 18%다. 이미 외국의 과세에서 알 수 있듯이 마권을 구입할 때 소비자가 부담하는 세금은 한국이 최고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정 세목의 세율 수준은 각 국가의 경제 및 조세정책 환경을 반영하기 때문에 단순한 국제비교만을 통하여 세율의 높낮이를 결정하기 어렵다.
한국경마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에 비하여 정부 규제가 강하고, 상당히 제한적으로 갬블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가 독점 또는 독과점적으로 갬블산업을 운영하고, 이러한 독과점적 시장에서 얻는 독과점 이윤을 정부가 최대한 재정수입으로 확보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통하여 독과점 시장을 유지시켜 주고 있는 우리나라 갬블산업에 대하여 그만큼 높은 재정적 기여(세부담)을 요구하는 것도 일관성 있는 정책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통신의 발달로 사설경마가 상당히 큰 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불법 갬블이나 인터넷 갬블 등이 갬블산업의 독점적 위치를 약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로또, 인터넷 갬블 등 갬블산업의 다양성 증대, 사설경마의 활성화, 레저의 다양화 등과 같은 요인은 한국 뿐만아니라 외국의 경마산업이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다.
경마산업을 둘러싼 이러한 환경의 변화들은 결국 재정수입 극대화 관점에서 경마산업에 대한 과세 수준이 현재처럼 높게 유지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한다.
경마산업의 경우 경마 수요의 가격 탄력성은 경마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갬블이나 여가의 종류가 많을수록 높기 때문에 갬블의 유형이 다양화되고 있고,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사설경마 등과 같은 불법경마가 더욱 용이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적어도 재정수입 극대화 관점에서 향후 경마산업의 세율 인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의 세율이 2000년대 초반까지 경마 수요를 적정한 수준으로 묶은 세율이라는 주장을 인정하더라도 2000년 중반에 들어 경마산업을 둘러싼 경제적, 조세정책적 환경이 변화하였기 때문에 현재처럼 높은 세율 수준은 지나치게 경마산업을 위축하는 효과를 발휘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
결국 경마산업에 대한 과세문제는 세율이 다른 국가에 비하여 가장 높은 수준이고, 이론적으로도 최적조세이론 관점에서 재정수입 극대화를 위하여 세율을 인하할 요인이 충분이 있다는 것이다.

마권매출액의 10%로 부과되는 레저세는 일종의 특별소비세로 분류할 수 있다. 경마 과세의 과세표준으로는 마권구입의 총지출액 또는 환급액을 제외한 순지출액 두가지 모두가 고려될 수 있다. 이중 한국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경마에 특별소비세를 부과할 때, 총지출액을 과표로 삼는 반면, 영국, 홍콩, 호주 등 영연방 국가들은 순지출액을 과표로 하여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여기에서 한국경마의 과세표준을 현재의 총매출액 기준에서 순매출액 기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한국의 경우 경마산업의 독과점적 지위는 영국 등 외국에 비해 더욱 강하기 때문에 정률제가 정액세에 비하여 소비자 효용을 증대시키고, 마사회로 하여금 영업마진을 줄이는 대신 매출액의 규모를 늘리고자 하는 유인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최근 마사회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세수 중립을 유지하면서 과세표준을 순매출액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제시될 수 있다고 한다.

레저세는 지방세로서 광역세에 해당한다. 또한 레저세는 경마장발매분에 해당하는 것과 장외발매소분에 해당하는 것이 있는데, 경마장분은 경마장이 소재한 도에 전액 납부하고, 장외분은 경마장에 소재한 도에 50%, 장외발매소가 소재한 조에 50% 납부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신설 경마장인 경우, 신설 후 5년까지는 경마장 소재지 도에 80%, 장외발매소 소재지 도에 20% 납부하도록 되어 있다.
경마장이 소재한 기초 자치단체는 경마장으로 인한 혼잡, 소음 등의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레저세를 직접 징수하지 못한다. 대신 지방세법에는 도세를 시, 군, 구가 징수하기 때문에 징수된 금액의 3%를 해당 기초자치단체에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장외발매분이 최근 규모가 크게 늘어나 전체 매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장외발매소 발매분에 대한 기초지자체의 재정수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시,군의 경우 레저세와 관련된 재정수입을 어느정도 확보할 수 있는 장치가 있지만, 자치구의 경우에는 이러한 장치가 없는 점이 쟁점이 되고 있다.
장외발매소 레저세의 실질적인 부담자가 대부분 기초자치단체의 지역주민이고, 장외발매소로 인해 발생하는 생활불편을 지고 있음에도 전혀 재정수입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선방안이 당연히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