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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창간과 동시에 경마계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중 경주마 부문에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국산마 정책이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했고, 외국산마도 개별 수입이 허용됨에 따라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경주마가 속속 등장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변화가 현재의 경주마 수준까지 끌어올린 된 반석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 ‘신세대’ 43승 경주마 최다승, 단승식 1점 대의 카리스마
1998년 경마문화 탄생 시기, 가장 맹활약을 펼쳤던 마필은 호주산 거세마 ‘신세대’(40조 고옥봉 조교사, 홍성률 마주, 정병조 마주)였다.
1996년 문화부장관배를 차지하며 정식 명마 대열에 합류한 ‘신세대’는 특히 일반경주에선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일반 경주로만 치자면 1995년 7월부터 1999년 5월까지 17연승을 기록할 정도로 출전만 하면 우승을 했기에 소위 단승식, 연승식 초구 배당이 1.0배, 1.0배에서 꿈쩍도 하지 않다가 마감 시간이 임박해서야 조금 올라가곤 했다.
시원한 순발력과 지칠 줄 모르는 지구력은 그시대의 카리스마였고, 꿈의 그랑프리는 1998년 달성했으며 당시 라이벌로는 ‘대견’이 있었다.
- ‘새강자’ 최다 연승인 15연승, 국산마의 신화
‘신세대’가 전성 시대를 열어 가고 있을 때 국산마에는 크나 큰 별이 탄생했다.
바로 ‘새강자’(16조 박원선 조교사, 박희철 조교사, 장석린 마주)로 이 시기에는 국산마가 외국산마를 능가하리란 상상조차 힘들었다.
그러나 데뷔 2전째 첫 승을 거둔 ‘새강자’는 이후 12연승 가도를 달렸고, 13연승 째 재물을 1999년 그랑프리로 선택해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국산마 위상을 드높였다.
국산마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부여 및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고, 그 여파는 3세마 대회인 코리안더비, 코리안오크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새강자’의 라이벌은 아직도 풀리지 않는 영원한 맞수 ‘자당’이 있었다.
- ‘다함께’ 외국산마 일괄 구매의 마지막 영웅
경마사에서 이제는 어느 덧 구시대 단어가 되어 버린 “일괄 구매”, 2002년 이전까지는 외국산의 경우 단체로 구입해 와 추첨에 의해 각 마주들에게 배분되는 방식이 적용됐다.
그래서 마주들은 좋은 말을 갖기 위해선 무엇보다 운이 많이 따라야 했다.
일괄 구매의 마지막 영웅이 바로 ‘다함께’(52조 박원덕 조교사, 윤흥열 마주)로 만약 구매 방식이 바뀌지만 않았다면 9세의 ‘다함께’의 모습을 아직도 과천벌에서 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뉴질랜드산 마필 특유의 뚝심을 보유한 ‘다함께’는 풍부한 잠재 능력의 대명사로 불리며 2001년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이와 비슷한 맥락의 마필로는 ‘스트라이크테러’, ‘포트오먼’등이 있다.
- ‘해암장군’ 한국판 3관마 탄생, 3세마 대회 중요성 부각
다시 국산마로 돌아와서 2002년에는 경마사에 굵직한 선을 그은 마필 한 두가 등장했다.
바로 ‘해암장군’(20조 배대선 조교사, 윤흥열 마주)으로 소위 한국판 3관마 탄생의 대업을 달성했다.
일반적으로 3관이라 함은 켄터키더비, 프리크니스 스테익스, 벨몬트 스테익스를 말하는데 우리나라로 따지면 코리안더비, 코리안오크스, 농림부장관배라 할 수 있다.
체계상 수말은 코리안오크스에 출전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의미의 3관은 아니지만 암말이었던 ‘해암장군’이었기에 동시 석권이 가능했다.
이후 ‘하비동주’가 암말로서 2003년 코리안더비를 석권했지만 부상으로 오크스에 출전하지 못했고, 2004년 ‘무패강자’가 수말로서 코리안더비와 농림부장관배를, 2005년에는 더비에 출전하지 않았던 ‘가문영광’이 오크스와 장관배를 차지하며 2관 달성에 성공했다.
- ‘보헤미안버틀러’ 차원 다른 걸음의 개별 수입마
2002년은 한일월드컵도 중요하지만 경마사에 있어서도 상당히 의미가 큰 연도다.
그동안 일괄 구매로 수입해 오던 외국산마 도입 방식이 개별 구매로 바뀌면서 이전과는 차원 다른 경주마가 속속 과천 벌에 등장했다.
현재는 2만불이란 가격과 경주 경험이 없는 신마란 제한이 따르고 있지만 당시에는 사실상 무제한이었기 때문에 경주 경험도 있고, 가격도 그 이상인 마필들이 많이 도입됐다.
대표적인 예가 ‘보헤미안버틀러’, ‘언어카운티들리’, ‘워네이티브’등으로 ‘보헤미안버틀러’의 경우는 그해 7월에 데뷔해 12월의 그랑프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언어카운티들리’, ‘워네이티브’는 소위 블랙타입 입상마로 우리나라 경마 제도에 비유하자면 미국 현지에서 특별경주 이상 급의 레이스에서 입상을 거둔 적이 있는 마필들이라 그 능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렇듯 무제한급의 마필들이 2003년(‘템피스트웨스트’), 2004년(‘밸류플레이’), 2005년( ‘섭서디’)의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했다.
- 최고를 향해 달리는 마필들
끝으로 현재 국산마와 외국산마의 판도 전망을 해본다면 춘추전국 시대라 할 수 있는 국산마는 대통령배에서 최후의 강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고, 외국산마는 ‘섭서디’가 15년 만에 그랑프리 2연패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산마의 경우 ‘스타우드’가 뚝섬배 2연패를 달성해 대표성을 지니나 일반경주에서는 오히려 ‘가야산성’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힘이 붙고 있는 ‘명문가문’, ‘순항함대’등 치고 올라오는 마필들도 다수라 역대 최고의 혼전 양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외국산마는 지난해 9월부터 5연승 행진을 펼쳐 온 ‘섭서디’가 7세임에도 불구하고 더욱 완고한 모습을 보여 현 추세라면 그랑프리 2연패가 우력한 가운데 떠오르는 별 ‘제퍼이치밤보시’와 ‘이터널챔피언’이 얼마나 성장할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