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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경마관계자, “경주마 우선하는 생각 필요” 주장
마사회, “마분 처리 어려워…실리를 찾아가자는 것”
렛츠런파크 서울이 마사지역 내 사용되는 깔짚을 톱밥 또는 대팻밥으로 변경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려 경마관계자 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논란은 렛츠런파크 서울 마사 내 깔짚 이용이 기본적으로 개인적인 선택의 자유였다면, 이제는 한정적 선택에 놓였다는 데 문제가 있다. 깔짚은 축사 내 바닥에 까는 볏짚이나 톱밥 등을 뜻하는 단어로, 말을 키울 때 필요한 주요 요소 중 하나다.
문제는 ‘가격’에서 시작됐다. 볏짚 처리의 어려움이 발생하며 톱밥과 비용 차가 커졌다. 이에 부담을 느낀 한국마사회에서는 모든 마방이 톱밥을 사용하거나 톱밥과 비슷한 처리 비용이 들도록 볏짚을 10cm 단위로 잘라서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기존 사용하던 볏짚은 50cm 정도다.
기본 가격부터 볏짚과 톱밥은 차이가 크나, 볏짚의 효용성 때문에 사용해 온 경마관계자들이 많았다. 지금까지의 마분 처리는 마분처리업체가 깔짚을 수거해 처리하면, 처리 비용은 한국마사회가 일괄적으로 처리한 다음 마주들이 공동으로 위탁관리비로서 부담해왔다.
볏짚은 활발한 어린 말들이 먹거나 가지고 놀기에도 좋고, 보온성도 톱밥에 비해 뛰어나다. 특히, 볏짚은 당세마 등 어린말들 대상으로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쓰인다. 한국마사회가 발간한 ‘말산업 국가자격시험’ 교재에 따르면 볏짚의 장점으로는 △비교적 청결성 유지가 용이하다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다 △말이 먹더라도 소화장애 요인이 적다 등이 있다.
톱밥을 이용할 경우, 톱밥이 마분과 마뇨를 흡수해 뭉쳐지기 때문에 그 부분만 없애고 보충해주어 오랜 기간 사용이 가능해 관리에 좋다. 승마장에서는 깔짚은 주로 톱밥을 사용한다. 볏짚을 이용할 경우에는 청결을 위해 한 번에 다 갈아주어야 하며 사용 기간 또한 비교적 짧다. 톱밥의 단점으로는 △말이 섭취 시 소화장애가 가능하고 △분뇨가 아래로 스며들어 오염되고 △가스가 많이 배출되며 △쉽게 축축해져 발굽이 물러지고 △편자와 발굽 사이에 젖은 톱밥이 끼면 발굽 부식 위험 등이 있다.
볏짚 사용이 제한적으로는 가능하나 문제는 이를 써 본 경마관계자가 없다는 것. 현재 조교사협회 건물 앞에는 각 10cm로 자른 볏짚 샘플이 비치돼있다. 하지만, 보다 잘게 자름으로써 분진이 발생해 경주마들의 호흡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어 경마관계자들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조교사협회의 한 관계자는 “경마관계자라면 모두가 볏짚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한국마사회는 뛰어난 경주마 배출을 위한 우선적 배려가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경주마는 승마장의 효율과는 다른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며, 경주를 위해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기에 조그만 차이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한편, 조교사들은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볏짚 사용에 긍정적인 조교사는 “망아지나 뛰어난 경주마들은 볏짚 사용이 필수”라고 말했으나, 다른 조교사는 “요즘에는 톱밥도 볏짚과 크게 차이나지 않아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며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의견을 표출하는 등 조교사 내에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근처 농가에 깔짚을 나눠주는 방식 등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관계자들도 있다. 한 경마관계자는 “순수하게 100% 국산으로 이뤄진 볏짚과 달리 톱밥은 90% 이상이 캐나다, 베트남 등지에서 수입되고 있다. 또한 마분은 농장 퇴비로 썼을 경우 굉장히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며, “특히, 버섯 농장에서는 깔짚으로 쓰인 볏짚을 일정 처리를 거친 후 사용하면 상품 특성화와 함께 효과성도 누릴 수 있어 큰 인기를 얻는다. 근처 농가에게 볏짚으로 활용한 깔짚을 나눠주면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마사회 한 관계자는 현안에 대해 “여러 관계자가 얽힌 문제인 만큼 실리를 찾아가자는 것”이라며 “마분처리업체가 상대적으로 긴 볏짚이 모터에 걸리는 등 처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이번 결정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은 올해 초 열린 시무식에서 경마의 국제적 발전을 위해 ‘상반기 내 파트2 진입’을 주요 계획으로 내세운 바 있다. 한국마사회가 진정으로 경마발전을 위하고, 경주마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면 작은 부분이지만 기본부터 배려해줘야 하는 자세가 필요한 대목이다.
황수인 기자
▲갓 태어난 새끼와 모마. 볏짚은 어린말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하며 다른 깔짚에 비해 보온성이 뛰어나 명마 배출에 큰 역할을 한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