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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 빠진 현상 비판만…해당 지자체 광고 노린 ‘압박용’ 지적
지난 8월 19일, 제주 지역 일간지 기자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한 제주시청 A 국장이 4층 건물에서 투신한 사건을 기억하는지. 제주공무원노조가 성명을 발표하는 등 지역 언론사의 갑질 횡포 및 행정과의 적폐를 고스란히 ‘까발린’ 이 사건은 제주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문제가 됐다.
지역 언론은 기초자치단체뿐 아니라 광역지자체 행정에 깊숙이 뿌리 내려 있다. 현장의 문제를 행정과 공유하고 지역민과 지역사회를 위한 파수꾼 역할을 자처하는 곳도 있지만, 영세한 일부는 해당 지자체로부터 받는 광고 수입이(지역 언론은 소속 협회 등을 통해 지자체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연간 일정 금액을 지원받는다) 운영에 있어서 절대적인지라 행정 문제를 이슈화하거나 무마하는 일로 광고를 유치하는 일이 다반수다. 이런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 오히려 기자 취급을 못 받는 게 관행이 된, 속칭 ‘기레기’ 집단의 자화상이다.
이런 가운데 승마산업이 본격적으로 겨울 비수기를 맞이한 최근, 일부 지역 언론들은 저마다 기다렸다는 듯 승마시설, 예산 삭감 문제를 비판하는 논조의 기사는 물론 기명도 없는 사설까지 들먹이며 대대적으로 표적을 삼고 있다. 특히 말산업특구로 지정된 경기도와 경북도 지역 언론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특구 지정을 기대하는 충청·전라·강원도의 지역 언론에서는 실제 승마산업 현장에 있는 민간 주도의 행사 등을 보도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고삐 풀린 불법 승마장(Y일보)’, ‘불법 승마장 안전 사각지대로 둬선 안 돼(Y일보)’, ‘승마체험장 무산, 참담한 결론 유감(K일보)’ 외에도 K일보, I일보, K신문, J일보 등은 같은 내용을 동시에 이슈화시켜 승마산업의 본질을 경쟁적으로 호도하는 것. 이 가운데 K일보 중역은 지역 승마클럽의 핵심 관계자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으며, 2년 전 이해 문제로 지역의 한 승마클럽 죽이기를 시도했던 적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제주 폭행 사건으로 대표되는 지역 언론의 광고를 노린 행태는 결국 ‘제살깎기’에 그칠 뿐이다. 또한 축산업에 포함되는 말산업은 그 특성상 중앙지나 공중파보다 농어촌지역과 해당 지역민들이 접하는 지역 언론의 기사 노출도에 따라 이미지가 쉽게 요동친다. 그러니 지역 언론이 ‘펜’을 빌미로 행정까지 쥐락펴락하는 사태가 이제 말산업계에도 몰아치고 있는 것. 결과는 고스란히 현장의 몫(?)이자 떠안고 갈 폐해로 남았다.
예전에는 주요 일간지에서 경마와 승마 기사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부터 각 매체들이 전문 스포츠지를 만들면서 일간지에서 관련 기사는 사라졌고, 현재 스포츠지에서는 거의 대부분 경륜과 경정과 함께 경마 관련 뉴스만 다루고 있다. 20년 전 기사를 보면 ‘승마는 귀족 스포츠가 아니다’, ‘경마는 레저 스포츠다’라는 말은 그때도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말만 있었지 변화가 없다는 방증.
국내 유일의 말산업육성전담기관, 한국마사회도 ‘미꾸라지’를 잡지 못하면 여전히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해 모든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낙마’가 문제가 아니다. 유소년 승마 활성화가 전부가 아니다. 문제는 혁신과 국민 공감이라는 주요 아젠다를 내세우고 있는데도 대국민 이미지 전환, 홍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전히 ‘답’이 없다는 것. 변화도, 대응조차도 없다. 대다수 정부 산하 공기업들이 대변인실과 홍보실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문제가 되는 보도에 있어서 신속하게 그리고 공식적으로 해명하는 것과 딴판이다. 농촌진흥청의 경우, 대변인실에서 직접 홍보팀을 운영하며 방송·중앙지·지역지 등으로 분류해 담당자를 배치하고 매일 현장의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 사진기자까지 두고 그때그때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담당 직원들은 국립국어원 초청 연수 교육까지 받고 있다. 농진청에서 운영하는 SNS 계정은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으며 실생활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대중에 인기가 높다.
이제라도 말산업이 국민의 품으로 파고들어가려면, 경마산업 이미지 제고, 승마산업 활성화를 꾀하려면 근본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라까이’식 보도자료를 배포하거나 내부 소식만 ‘사보’를 통해 통보하거나 무작정 ‘말이 좋다’는 식의 접근은 분명 한계가 있다. 반대파에 대한 반대나 회유 대신 ‘화상경마장’이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고 공식적으로 해명도 하고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적극적인 제스처도 필요하다.
사행산업이지만 도박이 아니라면, 말산업을 대한민국 미래 축산업의 신성장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밥벌이 하려고 혹은 철밥통 지키려는 게 아니라면, 국민을 직접 상대하는 언론 대하는 법부터 제대로 알고 달라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말산업에 쏠린 시선들…이제는 지역 언론도 말산업계 ‘침공’에 나섰다. 언제나 ‘낙마’ 위험에 노출된 말산업계이기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한순간에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이용준 기자 -Copyrights ⓒ말산업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