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렛츠런 승용마 경매가 11월 6일 오후 렛츠런팜 장수 경매장에서 실시됐다. 총 37두가 상장된 가운데 5두가 낙찰, 14%의 저조한 낙찰률을 기록했다.

승용마 경매 결과 37두 상장·5두 낙찰·최고가 800만 원
일반 농가 상장 26두 ‘전멸’…실수요자 참여도 ‘전무’

(사)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 주관, 한국마사회 렛츠런팜 장수가 주최한 ‘2015 렛츠런 승용마 경매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린 국내 첫 승용마 경매가 절반의 성공 가능성을 보인 채 아쉽게 마무리됐다.

11월 6일 금요일 렛츠런팜 장수 경매장에서 열린 이번 경매는 9두가 상장 취소, 최종 37두가 상장된 가운데 5두가 낙찰되며 14%의 저조한 낙찰률을 기록했다. 최저가는 450만 원, 최고가는 800만 원이었으며, 평균 낙찰가는 686만 원, 낙찰 총액은 3,430만 원이었다.

이번 경매는 한국마사회 말산업육성본부와 렛츠런팜 장수가 ‘투명한 승용마 거래 시장 확립’을 위해 오래 전부터 심혈을 기울여 온 사업이었다. 이날 경매에는 우만수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 서기관, 장정기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장, 김영규 부회장 겸 말산업육성본부장, 신광휴 렛츠런팜 장수목장장, 문윤영 말산업진흥처장, 류원상 생산진흥팀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영규 부회장은 현명관 회장의 인사말을 대독하며 “농가가 전문 승용마를 생산한지 3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생산을 넘어 육성에 관심을 가져야 할 단계”라며, “투명한 승용마 거래 시장을 형성하고자 승용마 경매를 마련하게 됐다. 경매가 잘 정착돼 기반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많은 인파가 경매장을 가득 채웠고, 첫 번째 경매마 ‘이벤트풀 자마’가 450만 원에 낙찰되는 등 시작은 좋았다. 하지만 기본 예가가 300만 원이라는 비교적 적은 금액에 책정됐음에도 30번 경매마가 낙찰될 때까지 계속 ‘유찰’을 반복했다. 예정가와 호가의 차이도 컸다. 사전에 구매 신청한 사람도 일반인 20명뿐이었고, 호가 단위 20만 원이 무색할 정도로 반응이 없었다. 경주마 경매에서 흔히 볼 수 있듯 ‘눈치 보기’조차 없었던, 그저 첫 승용마 경매가 어떤 분위기인지 관심은 있었던, 그러나 낯설기만 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반면, 신선한 시도도 있었다. 보통 혈통과 경주 입상 성적을 나열하는 경주마 경매와 달리 “이 말은 유소년 승마에 적합하며, 사람과의 친밀감이 뛰어나다”, “산악 트래킹도 가능하다”, “수명이 길고 관리가 좋다”는 승용마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전국 곳곳에서 온, 1세부터 17세까지의 나이, 그리고 다양한 모색을 가진 승용마를 보는 재미도 있었고 미니어쳐 포니가 등장했을 때에는 청중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28번 경매마, 루시타노종 ‘연아’가 800만 원까지 호가됐으나 예정가와 차이가 있어 유찰된 후, 경매 실패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 30번 경매마 ‘으뜸누리’가 800만 원에 낙찰됐고 이후 3두가 추가로 낙찰됐다. 하지만 최종 낙찰된 5두는 한국마사회가 상장한 말이었고, 일반 농가가 상장한 26두는 전혀 팔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직접 승용마를 상장한 한 경매 참여자는 “승용마 경매에 대한 홍보나 마케팅이 부족한 것이 실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구매 의사가 있는, 실제 수요자이어야 할 승마클럽 경영자, 코치진은 거의 없었고 생산 농가 관계자들만 자리했다는 것. 순치가 잘 됐어도 혈통 있는 말이 유찰된 점이나 수요자가 선호하는 품종이 적었던 점도 향후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됐다. 또 경매마 설명에 있어 순치도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의견, 1세마 생산 원가에 맞는 기본 예가 도입 건도 지적됐다.

최초로 열린 전문 승용마 경매, 그 첫 발걸음을 뗀 만큼 투명한 시장 형성을 위한 가능성을 봤다는 의견도 많았다. 선진 관계자들 입회 아래 사전 품평회를 통해 상장된 말들의 특이 소견과 신체 지수를 철저히 밝힌 점은 승용마 경매 취지에 맞는 긍정적 시도였다는 것. 특히 렛츠런팜 장수가 기존 경주마 육성에서 승용마 육성으로 방향을 잡고, 최근 출범한 한국승용마생산자협회가 승용마 경매를 주도하게 된다면 향후 분위기는 반전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2015 렛츠런 승용마 경매가 11월 6일 오후 렛츠런팜 장수 경매장에서 실시됐다. 총 37두가 상장된 가운데 5두가 낙찰, 14%의 저조한 낙찰률을 기록했으나, 시작이 절반인만큼 향후 수요 시장 파악과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번 경매에서 800만 원의 최고가를 기록한 30번 ‘으뜸누리’. 5세의 서러브레드로 점핑과 마장마술 시연을 선보였고 기초승용마로 활용하게 됐다. 경주 씨수말, ‘호크윙’이 부마다. 39번 플리즈돈퍼니시미자마(6세 서러브레드, ‘볼포니’가 부마)는 경매 후 생산자와 구매자가 협의해 역시 800만 원에 팔렸다.

이용준 기자 -Copyrights ⓒ말산업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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