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95회 전국체전 승마 경기 개최 무산 책임
제주지법, 11월쯤 현지 법정 여는 방안도 검토 중

지난해 10월 제95회 전국체육대회 승마 경기가 제주대 승마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가 대한체육회와 대한승마협회의 일방적 통보로 대회 장소가 바뀐 문제에 대해 법정 다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민사부(유석동 부장판사)는 제주도가 사단법인 대한체육회와 대한승마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5억 원대 손해 배상 청구소송의 첫 변론을 5일 진행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2월, 제주도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승마협회가 시설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승마 경기 개최지를 제주대학교 승마경기장에서 인천 드림파크승마장으로 협의 없이 변경하자 “대회가 무산돼 손실이 발생했다”며,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제주도가 제기한 손해 배상 청구 금액은 총 5억740만5909원이다. 미리 확보한 승마 경기용 기구 등의 구입비와 임차료 3억740만5909원, 제주에서 승마경기가 열리지 않아 발생한 경제적 손실 등 2억 원의 배상액을 합친 것이다. 제주도는 제95회 전국체전 승마경기에 대비해 경기장 시설에 60억 원, 진입로 확포장 9억 원 등 총 72억 원을 투입했다. 이중 지방비는 31억 원이고 제주대가 12억 원 추가로 부담했다.

지난해 10월 승마대회가 예정됐지만, 대한승마협회는 경기장 시설 미흡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제주 불참을 통보했다. 대신 경기장을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렸던 드림승마장으로 결정했다. 제주도가 배정한 승마경기장이 특별한 하자가 없음에도 대한체육회가 경기장 승인을 하지 않았고, 배정권이 없는 대한승마협회에서 개최지를 변경한 것은 권리 침해라는 것이 제주도 주장이다.

전국체육대회 규정에 따르면, 조직위원회는 경기장 변경시, 대회 개최 3개월 전까지 해당 시도 체육시설관리 주체와 협의 후 시설 이용에 관한 사항을 체육회로 제출해 승인받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한체육회와 대한승마협회가 승마 경기의 인천 개최를 강행하자 지난 10월 22일 당시 방기성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체전이 끝나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제주도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승마협회가 ‘전국체육대회 규정’ 제45조 1항과 2010년 1월 27일 제주도와 대한체육회간 체결한 ‘전국체전 개최협약서’ 3조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은 5일 양측 변호인을 불러 변론준비를 마치고 오는 10월 29일 오후 3시30분 제주지법 301호 법정에서 본격적인 변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유석동 부장판사를 포함한 재판부는 승마 경기 개최지를 바꿀만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오는 11월쯤 제주대학교 승마경기장에서 현지 법정을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용준 기자

▲사진은 제주시 아라동 소재 제주대학교 목장 내에 조성된 제주대학교 승마경기장 실외마장. ⓒ레이싱미디어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