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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여자를 벽에 밀어붙이고, 한 손은 그녀의 머리 위 벽 어딘가를 짚은 상태로 압박해 들어가는 것이다. 이때 여자는 엉덩이가 벽에 밀착해 크게 눌리는데 동시에 앞에서는 가슴이 눌려 들어간다. 만약 여자가 양 어깨를 벽에 대고 버티면, 미끄러지거나 무너지지 않도록 남자가 다리를 붙여 그녀의 하체를 고정시켜주어야 한다. 이 상태는 여자가 더는 물러설 수 없어, 저항하고자 하는 여자의 심리적 압박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이때 완력이 세거나 기가 승한 여자는 자세를 휙 바꿈으로써 거꾸로 남자를 벽에 밀어붙이고, 가죽 허리띠를 길게 뽑아 던지고 셔츠의 단추나 아래의 지퍼를 열어젖힌다. 이런 여자는 의외로 뒤끝이 없으므로 추천할 만하다.
셋째는 둘 다 뒷짐을 지고 얼굴만 가까이 해서 가볍게 입술을 맞대는 행위이다. 이는 상당히 귀여운 형태로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남녀에게 권장할 만하다. 그러나 시일이 지나도 다른 기술을 전혀 구사할 수 없다면, 이들은 책임감 결여와 함께 몽환적인 세계에 머물러 있게 될 공산이 크다. 이 뒷짐 키스는 50대 남녀에겐 권할 수 없는 자세이지만 70대는 가능하다. 그들은 다시 유아가 되었기 때문이다.
넷째는, 서 있는 여자를 남자가 뒤에서 안는 경우로, 이때 남자의 손은 여자의 양가슴을움켜쥐고 하체는 서로 밀착하는 경향이 있다. 동시에 남자는 여자의 머리칼 냄새를 맡고, 여자는 남자의 압박을 느끼며 앞으로 밀려가지 않으려고 다리에 힘을 준다. 이 상태에서 여자가 고개를 돌려 남자와 입을 맞추는데 자신의 머리칼이 입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이것은 많은 여자들이 선호하는 형태이긴 하나 지하철에서 당하면 큰 충격이 된다. 반대로, 여자가 남자를 뒤에서 안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 유세련이 마돈걸에서 기대하고 있는 게 바로 그거였다. 샤워를 끝낸 물의 여인이, 상체를 벗은 채 9층 창가에서 밑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뒤로 어서 와서 붙어달라고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유세련은 볼 수 없지만 마돈걸은 지금 큰 수건으로 알몸을 감싸고 있었다. 이 또한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장면으로 타월 몸이 타월이 없는 알몸보다 더 신비하고 유혹적이라 하겠다. 이는 타월이 몸에서 흘러내리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마돈걸은 증기 기차처럼 김을 내뿜으며 유세련에게 점점 다가가고 있었다. (다음 주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