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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련은 한 손은 놀리면 뭐 하나 싶어 마돈걸의 엉덩이를 거칠게 움켜잡았다. 가공할 엉덩이는 그 탄력이 손이 미끄러지고 튕겨나갈 정도이니 잡히되 잡히지 않는, 움켜잡으면 움켜잡을수록 더욱 안타까운, 여기 있으면서 동시에 멀어져가는 신기루 같은 것이었다. 거기다가 그것은 독자적으로 움직이며 튕기며 호흡하며 심지어 회전하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왼 엉덩이 따로 오른 엉덩이 따로, 실로 요술 엉덩이가 따로 없었다.
마돈걸은 이재에 밝은 것과 마찬가지로 감각에도 예민한 여자였다. 돈을 벌어들일 때의 쾌감, 그 정신적 쾌감을 육체적인 쾌감으로까지 변용해 즐길 줄 알 뿐더러 순수한 육체적 쾌감은 그 자리에서 찌꺼기를 남기지 않고 산화시킬 줄 아는 육해(陸海)공용 수송정 같은 여자였다. 유세련의 몸, 현란한 손길, 뜨거운 호흡과 탄탄한 근육을 마돈걸은 오늘밤 그녀에게 주어진 일회용 특별 서비스로 생각하고, 즐길 만큼 즐기되 뒤돌아보지는 않는다는 전략을 택하고 있었다. 계획적으로 택하는 것이 아니라 생리상 저절로 돌아보지 않게 되는 것이다. 돌아보지 않는 여자를 ‘쿨’하다고 말한다면 그녀는 타고난 ‘쿨 여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언제 돌아섰나 싶게 또 다시 욕망의 불꽃을 찾아 뛰어드니 그녀를 ‘쿨핫’하다고 하는 편이 오히려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쾌감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리듬을 타며 느끼는가, 절정의 순간에 그 강도는 어느 정도이며, 여운에 미련이나 아쉬움 때론 불쾌함 같은 게 섞여 있지는 않나, 상대의 노고를 치하할 마음이 생기는가, 좀 전의 그 쾌감을 앞으로도 자주 느끼고 싶은가 등 그러한 종합적인 판단 하에 오늘의 성취도를 가늠해보는 게 마돈걸의 평소 버릇이었다. 오늘은 머리에 동물적인 욕망과 돈다발 세는 생각 외엔 들어 있지 않은 유세련을 파트너로 맞이하여, 그 스스로 도취해 봉사의 길을 가도록 만들고 있었다. 그러니까 마돈걸은 봉사를 받는 주인답게, 그를 격려한다든가 자세를 바꿔준다든가 하는 배려는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오만함과 무신경이 유세련으로 하여금 더욱 충실한 봉사의 길을 가도록 재촉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봉사의 길은 매우 호흡이 가쁜 길이기도 했다. (다음 주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