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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녀가 마트에서 물품을 고르면서도 뒤에서 느껴지는 어떤 존재, 건너오는 심상치 않은 눈빛, 공기의 결을 타고 미묘하게 전해오는 호흡을 감지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종류의 신호이며 움직임이며 발열인지도 대체로 파악되고 있다. 여성이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것은 사악한 기운으로, 이것은 자기 자신의 보호와 함께 아직 태어나지 않은, 몸에 심어지지도 않은 미래의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선천적인 방어본능인 바 육체의 손상 방지는 물론 영혼의 상흔에도 경계 및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범죄의 느낌은 예민하게 포착되어 여성에게 빨리 그 자리를 피할 것을 주문해 오나, 요즘은 워낙 고도의 기술이 발달하여 사기꾼들이 감정파까지 조절함으로써 여성들은 일대 혼란에 빠지고 있다. 많은 여자들이 남자의 세 치 혀에 녹아 소위 몸과 돈을 주는 전형적인 행위를 빈번히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이러한 사기꾼 남자들의 매너는 상당히 과장된 면이 있는데 남자의 매너에 목마른 여자들이 이러한 수법에 쉽게 넘어간다 하겠다. 그래서 여성의 특징인 뭐에 쓰이는 것에 의해 ‘어느 날 눈 떠 보니 당해 있었다’ 이러한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여기서 이러한 사례들을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당신에게 실례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도도녀를 유혹하려는 당신은 비록 큰돈은 없을지라도 여자 등이나 처먹으려는 파렴치범은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은 돈도 없고 고소득직에 종사하지도 않고 인물이 비약적으로 뛰어난 것도 아니기에, 관심을 끌만한 그 무엇도 없으면서 감히 도도녀를 유혹해 보겠다고 나섰다. 나는 이러한 당신의 도전 의식을 높이 사며 크게 상찬하고 싶다. 당신은 다른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마음 하나만으로도 그녀를 사랑해보자고 굳게 다짐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이 여성에게 가슴 떨리는 그 무엇을 선사하기 마련이다. 이미 얘기한 바 있듯이 여성은 가난한 남자의 진정한 사랑을 한 번은 받아보고 싶어 한다. 몸뚱어리와 예금통장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그 닭대가리 같은 영혼(이러한 표현에 찬성하진 않지만)까지 사랑하는 남자의 순정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해서 여기 당신이 왔고 그녀는 지금 당신을 느끼고 있다. (다음 주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