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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녀는 대단한 취향과 감식안 그리고 일종의 혜안을 가지고 남자를 고른다고 혹시 알고 있는가? 물론 그녀가 그런 것들을 갖고 있거나 갖고 있다고 자위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러한 것들을 써먹기는 쉽지 않다. 남자란 그 자체로 육박하는 존재이다. 모든 조건을 다 갖춘 인간이 눈앞에 나타나도 아무 느낌을 못 받는 게 또 여자인 것이다. 오직 존재함으로 다가오는 것, 무턱대고 빨려드는 것, 이것이 남녀의 감정 그 실체이다. 그러므로 사랑은 조건을 초월한다고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 말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콩깍지가 씌어서 뵈는 게 없는 상태가 한참 지속되기에 하는 말이다.
여자들은 조건을 따지니 나 같은 건 거들떠보지도 않을 거야. 이것이 많은 남자들이 품고 있는 생각이고 그 때문에 어느 정도 조건이 갖추어지기까지 결혼을 미루거나 연애조차 함부로 할 생각을 못한다. 이것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소치이다. 여자들은 부에 대한 동경만큼 가난에 대한 동경도 있다. 무슨 헛소리인가 하겠지만 가나한 환경에서 피어나는 사랑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부는 진정한 사랑의 요소가 아니라 오히려 방해거리라는 고정관념도 갖고 있다. 가난을 극복하고 이루는 사랑, 이런 데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하는 게 여자의 깊은 속마음이다.
그러니까 영리한 여자는 가난한 남자와 연애하여 그 남자가 성공하면 함께 부를 누리고, 진실한 사랑을 뽐내며 다양한 사치를 누린다고 할 수 있겠다. 이들은 처음부터 부를 쫓는 여자를 경멸하며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재벌 남녀 스토리를 보며 혀를 차기도 한다. 진정한 성공스토리는 가난과 사랑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시대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여자가 많다는 걸 잘 기억해두기 바란다.
그러니 남자여, 여자를 너무 두려워 말지어다. 제일 형편없는 남자는 시도하지 않는 남자 라는 걸 여자들은 모두 인정하고 있다. 당연히 도도녀는, 얼쩡거리는 남자를 겉으로는 무시하는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얼씨구나 반기고 있다. 도도녀는 자신의 주위에서 얼쩡거리고 있는 당신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 (다음 주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