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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왜 여인은 그 길을 가는 것이며 가고 마는 것이며 가고는 돌아오지 못하는 것인지도 어느 정도 설파하였다. 여인은 대게 그 성정이 베푸는 데 있다는 것이 오랜 세월을 통해 증명된 바 있다. 곁으로는 대단히 이기적으로 보이는 여성도 실은 알게 모르게 많은 소소한 것들을 베풀고 있으며 그 중에서는 안 먹고 안 쓰고 모은 전재산을 대학이나 교회나 성당이나 절이나 노인들이나 고학생이나 어려운 가족들에게 내놓으며 홀가분하게 이승을 뜰 준비를 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그들이 할아버지가 아니라 대체로 할머니임은 우리가 신문과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보지 않더라도 알 수 있다. 할머니들, 그들은 모든 걸 내놓기를 아까워하지 않는다. 그것은 여성의 모심과 타고난 동정심 등을 배제하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할머니들은 젊어서는 자신의 몸을 열어 자녀를 낳아 세상을 기름지게 하고, 나이 들어서는 또 시들어버린 몸 대신 알뜰살뜰 모은 재산이나 또 한결 넉넉해진 마음으로 사회의 가난한 이들이나 불우한 이들에게 베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것은 여인의 천성이라고 봐야지, 할머니들에 비해 할아버지들은 왜 그러지 못하는가 질타해봐야 소용없다.
여인들은 그러니까 언제나 주고 있으며 받은 만큼 받는 이상을 주고 있으며 때론 아무것도 얻지 못해도 끊임없이 뭔가를 주고 있다.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그렇게 주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것이 여인이라고 우리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여인의 성정을 소위 나쁜 남자들이 얼마나 자주 이용하고, 이용해서 육욕을 채우고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고 가정을 파괴하며 잔인한 쾌감을 얻는지 우리는 또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을 자랑처럼 떠들어대고 여인의 이름들을 줄줄이 전리품처럼 늘어놓는 존재 또한 남자 아니면 있을 수 없단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런 남자에게 때로 모든 걸 거는 여인의 마음을 뭐라 하고 이름 붙여야 하나. 왜 파멸하는 여인들은 줄어들지 않나? 이 궁금증을 좀 더 탐구해보기로 하자. (다음주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