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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유혹 사이에서 방황하는 여자의 속성과 숙명에 대해서 지난주에 간단하게 언급한 바 있다. 그래서 한 여자가 죄에 대한 무거운 압박감을 뿌리치고 유혹에 기꺼이 몸을 던져 혹은 유혹의 끈을 잡고 그 길로 나아갈 때, 주체할 수 없는 이끌림에 모든 걸 팽개치고 그 길로 가고야 말 때, 가서 사내를 만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알아두는 게 나쁠 것은 없을 것이다. 특히 그 사내가 남편과는 완전히 다른 종일 때, 느낌상으로나 외관상으로나 은근히 꿈꾸던 종마일 가능성이 높을 때 여자의 가슴은 고동치며 강렬하고 새로운 호기심에 빠져든다.
여자는 사내와 한차례 차를 마셨고 한차례 식사와 반주를 겸하였는 바 사내는 그녀를 온전히 집으로 돌려보내며 `오랜만에 즐거웠다`는 말까지 남김으로써 여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그날 저녁 바로 작업에 들어가도 되었을 터인데, 소맥이 오가고 기탄없는 대사가 오가고 다소의 농밀한 성적 농담까지 오고갔을 때 약간의 작업만 추가했더라면, 그날 밤 바로 여자의 일부를 허용하고 말았을 수도 있는데. 일부란 입술이나 젖가슴이라고 지레짐작 하는 사내들이 있겠지만 일부란 그걸 포함해서 마음까지 얘기한다고 하면 어렵다고 하는 사내들이 많을 것이다. 여자의 마음을 차지하겠다고 하는 남성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게 오늘날의 사회적 현상이자 문제이다. 여자가 그 유전적 특성상 집착과 애정갈구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도 남자에게는 무거운 짐으로 다가오고 있다. 남자는 관계, 그러니까 심리적 거리의 근접을 매우 부담스러워 하는데 그것을 육체적 친밀함으로 대체하며, 당일의 육체관계가 끝날 시 다시 거리두기를 하는 이런 반복 구조를 선호하는 현상이 갈수록 증대하고 있다고 하겠다. 여성 또한 현대여성이라면 그러한 추세에 어느 정도 동조하거나 또는 앞장서 이끌고 나가는 선두주자들도 적지 않다 하겠으나 아직은 대다수 여성들은 자신의 앞날과 임신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 그리고 보금자리 확보 같은 생존 문제에 치중하고 있다. 자신의 미래가 육체적인 친밀함만 가지고 이루어 낼 수는 없다고 본능적으로 간파하고 있는 것이다. 해서 육체관계 사이사이 또는 한달에 한 번 오는 그 날 전후 해서 남자의 사랑을 확인해보고 신뢰와 배려 책임감 등을 따져보며 관계를 지속할 것인가 엔조이 상대로 치부하고는 그만 정리하든가 결정을 내리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이 처녀의 마음이라 하겠으나, 유부녀의 마음은 좀 더 복잡하고 심란하다 하겠다. 유부녀는 오히려 심리적인 접근이 육체관계를 넘어 금전적인 거래를 유발하고 결국은 통속잡지의 주인공이 되는 비운을 피하고자 은근 중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즐겼으면 재빨리 튀어라. 이것이 오늘날 유부녀가 새겨 두어야 할 말이다. 따라서 헛물켜는 남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누가 관계를 리드하는가? 이것은 경영서 제목이 아니라 실제적인 당면한 문제다. 적어도 그들에게는. 그들이란 물론 유부녀와 유부녀의 남자이다. (다음 주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