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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란 여성을, 그 영혼과 육체를 함께 찬양하고 사랑하는 종족이다. 영혼만 찬양하는 그런 비균형적인, 몰상식한 짓은 하지 않는데 그건 교육의 영향이라기보다 태성적인 천성이 그러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일단 남자는 여자를, 처음 보는 여자도 그 자태며 걸음걸이며 웃는 모습이며 새침 떠는 모습이며 이러한 모든 것에 후한 점수를 주며 착하다느니 영혼이 맑다느니 친절하다느니 그런 관념적인 것을 또 보태서 한 여인의 초상을 나름대로 완성해가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볼 땐 전에 못 봤던 매력을 또 다시 발견하고 보기완 달리 글래머라니 하체가 유독 실하다느니 음악에 따라 움찔대는 그 모습이 리드미컬하다느니 탄성을 지르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 여자라면 음식과 술을 공급하면서 한 자리에 함께 머물며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욕구를 품게 되는 것이다.
그 중에는 절차나 무슨 겉치레 같은 건 깡그리 무시하고 오직 한 곳 그곳을 행해 돌진하고 짐승의 만족을 느끼며 나가떨어지고 싶어 하는 작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남자들은 돈을 매개로 직거래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괜히 음식값 술값 낭비할 필요가 있는가? 대체로 남성들은 일이 끝나면 재빨리 돌아눕기 시합을 벌이는 바 어떤 작자는 육체적 접촉은커녕 전혀 한 마디 말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자는 어떡하면 빨리 여자에게서 벗어날까 애타 하는 자들로서 중요한 약속을 놓칠 뻔했다느니, 어디 서류를 놓고 왔다느니, 부모님이 애타게 찾는다느니, 사업상 중요한 자를 지금 접선해야 한다는 등 여러 핑계를 대고 먼저 모텔을 빠져나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는 여자에게서 벗어났다는 해방감과 함께 날아갈 듯 발걸음도 가볍게 새로운 자극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그 중의 몇은 경마장으로 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다음 주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