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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가 그리워졌다는 건 화면을 통해 보는 복제적인 것보다 실제로 그 실물을 눈앞에서 느끼고 싶다는 거였다. 오래전에 무슨 표가 생겨 연극이나 음악회나 발레 등을 본 기억이 새삼 되살아나며 그를 낭만적인 감정에 휩쓸리게 했기에 이제는 무대예술을 등한시하지 않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고, 와인 바에서의 이러한 작은 무대도 상당히 감격스러운 심정으로 대하기에 이른 것이다. 물론 그는 오래 전에 본 생쇼, 누드에 뱀을 칭칭 감거나 샤워의 물줄기에 속옷이 찰싹 달라붙어 흠뻑 젖는 나이트클럽 쇼, 회원제 지하무대에서 남녀 두 출연자가 노골적인 행위를 시연한 그 밤의 기억들도 잊지 않고 있었고, 그러한 쇼들이 어찌된 일인지 모두 사라진 것에 대해서 큰 아쉬움을 느끼고 이제는 반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 못마땅하기도 했다. 아무튼 이런저런 것들을 모두 통틀어 무대라고 나름 정의 지으며 오늘의 작은 무대를 환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무대예술을 그가 제작하려는 동영상에 적극 활용할 방안도 아울러 강구하고 있었다. 도한 앞자리의 고대해를 무대예술인으로 승화시키는 역할론도 진지하게 고려해보고 있었다. 이미 사진예술계에서 상당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그녀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신비감까지 덧붙여줄 무대예술에의 활용을 다각도로 궁리해보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대해는 와인을 홀짝이며 무대 위 여가수의 노래를 듣고 있었다. 저런 무대 위의 가수는 걸핏하면 인생의 의미를 찾는 노래를 부른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특별히 불란서 식 인생의 의미를 찾고 있었다. 실비 바르땅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다음 주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