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뱅이꽃
윤 한 로
절룩 절룩
가는 길
함초롬 머금었다
잡풀 속 앉은뱅이
붉은 보라
찌끄만 것들이
착한 우리 형아, 힘들겠다
손 짚어
이제 좀 쉬었다 가라고
앉았다 가라고
시작 메모
세계에서 찰스램만큼 맑은 영혼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작가는 없으리라. 어렸을 적 에 찰스램에게는 존이라는 형이 있었다. 존은 잘 생기고 언제나 용감하고 활기 넘치며 사냥까지 잘 해서 마을 아이들한테는 마치 왕과 같은 형이었다. 존 형은 약해서 잘 걷지도 못하고 다리를 저는 동생 찰스램을 들로 산으로 업고 다녔다. 훗날 이 형 또한 다리를 절게 되어 고통을 겪는다. 그러나 찰스램은 이 형의 처지를 조금도 헤아리지 않았을뿐더러, 옛날 자기가 다리를 절었을 때 형이 얼마나 마음을 써주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나중에야 크게 뉘우치지만 착한 존 형은 이미 세상을 떠난 다음이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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