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명이
윤 한 로
괙괙 괙괙
우는 듯
웃는 듯
좋다는 듯이
성난 듯이
그게
기도하는 거라네
노래하는 거라네
괙괙 괙괙
쿵쾅거리며
펄쩍거리며
그게
잘 가라는 거라네
가지 말라는 거라네
아아, 아무래도 녀석은 날
저 하늘 아름다운 삐뚜름 반달로 보는갑다
괙괙 괙괙
그 노래 소리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네
평화의 마을 명종이
아니 종명이
시작 메모
종명이는 중증 지체장애로 언제나 누워만 있었다. 목에 구멍을 뚫고 호스를 박아 글글 숨을 쉬던 종명이는 내가 가면 더 글글댔다. 골롬바 수녀님은 그게 좋다는 뜻이라고 했다. 나이는 다섯살쯤 됐을까, 그런데 열둘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나이를 먹어도 전혀 자라지도 않은 게다. 나중에는 일이년에 한두번 찾아갈까 말까 했는데 얼마 전에 수녀님한테서 연락이 왔다. 종명이가 좋은 데로 갔다고, 대부님보다 대자가 먼저 갔다고.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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