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불
윤 한 로
숭숭 얽은
무녀리 곰보 석불
눈도 선낫
코도 선낫
입도 선낫
웃음은커녕
옛다,
떡갈나무 칡넌출 산기슭에 버렸으니
떼이고 패이고
외려
좋으이
시작 메모
까뮈의 스승 장그르니에가 쓴 ‘섬’. <먼 들판 끝에 서 있는 어느 집 외로운 창의 밤 늦은 등불 빛이 잠겨 있는 듯하다>는 그 글. 깊은 밤 우리를 아무 목적없이 이끄는 두세 장. 저마다 기발하고, 박식하고, 숨막힐 듯 묵직하고, 재치있는 마침내 경박스러운 요설 시대에 문득 고독한 겨울 나무 문장들을 만난다. 그러나 아직도 기발함을 탐하는 내 시, 쓸수록 아프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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