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추라기 사랑 노래
              윤 한 로


잡덤불 속
욱대기며 뗨 뗨
나는 수놈
시뿌듬, 멱을 틀고
그대는 암놈
춥진 않을까
우리 둘
꼬락서니하며!
저기 무주구천동
최北이 최七七님께 그려 달래라
지게작대기 잡은 참
찍 찍



시작 메모
무주에 가면 순 쌍놈 이름 갖고 싶소, 北자 이름 찢어발겨 七七이가 된 화가 최북 기념관이 있다. 최북은 언젠간 불쑥 멀쩡한 두 눈이 죄스럽다며 한 짝 눈을 젓가락으로 찔러 멀게 했다(그리곤 아마 개 눈을 대신 박았을 게다). 최북의 ‘기암도’란 그림에 끌려 그걸로다 시로 쓴 적도 있는데, 이 그림은 바다 속에서 불쑥 튀어나온 괴상망칙한 바위를 그린 그림으로 굵고 힘에 넘쳤다. 마치 어디 상머슴이 지게작대기로 서툴게 그린 듯 철철, 정감이 넘쳐났다. 그러나 최북은 메추라기를 제일 잘 그려 사람들은 아예 최메추라기라고 불렀다. 비리비리한 메추라기 두 마리 꼬락서니가 천재 화가 최칠칠의 개 눈을 홀딱 빼앗는 정경을 떠올리면 가히 일품이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