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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프랑스 역사 총집합된 박제물…파리 군 박물관 전시 예정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처럼 한 필의 말이 죽어서까지 한 사람의 영광을 보존하고자 박제로 다시 환생한다.
영국 <텔레그래프> 지에 따르면, 현지시각 7월 3일자로 나폴레옹 1세의 말 중 하나가 두 명의 전문 박제(剝製)사의 손길을 통해 복원되고 있다. 복원된 박제물은 프랑스 파리의 군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르비지르’는 나폴레옹 1세의 마지막 전투였던 1815년의 워털루 전쟁에서도 함께였던 매우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말이다. ‘르비지르’는 나폴레옹 1세가 세인트 헬레나 섬에서 유배되어 죽은 지 5년 후인 1826년에 죽었다. ‘르비지르’는 백작, 고관이라는 뜻으로, 당시 오스만 술탄이 나폴레옹 1세에게 선물한 말이다.
▲‘르비지르’에는 나폴레옹 1세의 말임을 표기하는 왕관 모양과 ‘N’표시가 되어있다. (사진= 프랑스 파리 군 박물관 홈페이지 갈무리)
황실 마구간에서 일하던 레옹 드 챈래어(Léon de Chanlaire)는 ‘르비지르’를 박제한 후, 후환을 두려워한 나머지 재킷 안에 숨겨 황실을 빠져나왔다. 이후 챈래어는 ‘르비지르’를 북프랑스에 살던 영국인인 윌리엄 클라크(William Clark)에게 팔았다.
1839년 클라크는 ‘르비지르’를 세관원의 탐지를 피하고자 충전재를 제거해 트렁크에 넣어서 밀수입했다. 영국과 프랑스 간 이어진 해저터널을 통해 옮겨진 ‘르비지르’는 1843년 영국 맨체스터의 자연사학회 박물관에 전시됐다.
1868년 ‘르비지르’는 클라크가 강제 송환되며 프랑스로 반환됐다. 당시는 나폴레옹 3세가 나폴레옹 1세의 후광을 필요로 하던 시절이다. 1870년 나폴레옹 3세가 프로이센의 포로가 돼 프랑스 내에서는 혁명이 일어나는 등 혼란스러운 시기가 이어져갔다. 1872년, ‘르비지르’는 루브르 박물관의 저장실에 옮겨졌으며 약 30여 년 간 빛을 보지 못했다.
이후 파리의 군 박물관으로 이송돼 줄곧 전시된 ‘르비지르’는 이번 노후화 개선 박제 작업을 통해 다시금 격동의 프랑스를 대표하는 박제물로 태어날 예정이다.
▲나폴레옹 1세의 말인 ‘르비지르’를 두 명의 전문 박제사가 복원하고 있다. (사진= 프랑스 파리 군 박물관 홈페이지 갈무리)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