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마 ‘아그네스디지털’, 홍콩컵 제패
-제팬컵 이어 홍콩컵에서도 연이은 강세 보여

‘아그네스디지털’(Agnes Digital)이 올시즌 월드시리즈의 마지막 레이스로 펼쳐진 홍콩컵(G1)에서 우승하며 2001년도 국제경마의 대미를 장식했다.
16일 오후 5시(이하 현지시간) 홍콩 샤틴경마장, 세계 각지에서 모인 14두의 건각들이 자웅을 겨룬 홍콩컵에서 미국산 일본마 ‘아그네스디지털’은 2000m 잔디주로를 2분02초8에 주파, 우승상금 1천20만홍콩달러(약 1백3십만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1번 게이트를 배정 받았으나 늦출발로 코스 이점을 살리지 못한 ‘아그네스디지털’(히로후미 시이 기수)은 그러나 초반 적극적인 공세로 1코너를 돌면서 5위권에 자리잡고 차분한 선입작전을 구사했다. 초반 선행에 나선 것은 ‘토버그’(Tobougg, 프랭키 데토리 기수)와 ‘바흐’(Bach, 마이클 키내인 기수). 4코너를 돌면서 14두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무리를 지어 결승선을 향해 달리는 장관이 연출됐고, ‘아그네스디지털’이 직선주로에서 뒷심을 발휘, 고돌핀家의 ‘토버그’를 머리차로 제치며 제일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주내내 선두를 뺏기지 않았던 ‘토버그’는 프랑스의 ‘테르아테르’(Terre A Terre)를 목차로 따돌리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아그네스디지털’의 우승으로 일본은 지난달 제팬컵을 싹쓸이한 데 이어, 국제무대에서 자국의 위상을 한 층 더 높였다. 더욱이 4개 경주가 펼쳐진 홍콩국제레이스에서 홍콩컵을 비롯, 홍콩베이스에서 ‘스테이골드’(Stay Gold, 다케 유타카 기수), 홍콩마일에서 ‘에이신프레스톤’(Eishin Preston, 유이치 후쿠나가 기수)가 우승하면서 3개 부문을 독식, 2001년 국제경마를 일본 ‘태풍’으로 마감했다. 홍콩국제레이스 직전 펼쳐진 기수 올스타전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본 경주에서는 일본마에 밀려 두 번이나 준우승에 머문 프랭키 데토리 기수는 “이번에 출전한 일본팀은 너무나 강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편 월드시리즈의 제임스 바셋 의장은 내년부터 엘리자베스 Ⅱ 컵(4월, 홍콩)과 싱가포르항공 국제경주(5월) 등 두 개 경주를 월드시리즈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월드시리즈는 총 4개 대륙, 11개국에서 14개의 레이스로 펼쳐진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홍콩컵 우승마 ‘아그네스디지털’은 어떤 말?〉
4세 숫말로 부마는 ‘크래프티프로스펙터’(Crafty Prospector). 총전적 22전 10승, 2위 3회로 특히 2세였던 지난 99년 6전 3승, 2위 2회를 기록하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천황상과 홍콩컵을 우승하는 등 4연승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28일 제124회 천황상에서는 ‘티엠오페라오’(T.M Opera O)의 천황상 4연패를 제지하며 우승을 차지, 관심을 모았다.

〈올시즌 월드시리즈 챔피언은 ‘환타스틱라이트’〉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고돌핀家의 5세마 ‘환타스틱라이트’(Fantastic Light)가 지난해에 이어 월드시리즈에서 2연패하며 마지막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환타스틱라이트’는 9월 아일랜드 챔피언 스테익스와 10월 브리더즈 컵 터프에서 우승, 7월 킹 죠지 Ⅳ & 퀸 엘리자베스 Ⅱ 스테익스 준우승을 차지하며, 월드시리즈 총점 30점으로 2위권의 ‘갈릴레오’(Galileo, 19점), ‘사키’(Shkee, 18점) 등을 멀찌감치 따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