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비 역사상 두 번째로 좋은 기록, 2위와 큰 차이로 우승 차지
‘모나코스’(Monarchos)가 지난 5일(현지시간) 켄터키주 처칠다운즈(Churchill Downs)에서 펼쳐진 제127회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 2000m, G1)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3세마로 우뚝 섰다.
저마다 최고를 자부하는 17두의 3세마들이 출전, 자웅을 겨룬 이번 경주는 출발지 이점을 살린 1번마 ‘송안다프레이어’(Songandaprayer)와 3번 ‘발토스타’(Balto Star)의 선두 다툼으로 시작됐다. 특히 ‘송안다프레이어’는 800m 44초 8, 1200m 1분 09초 2로 더비 역사상 가장 빠른 초반 기록으로 여유 있게 레이스를 이끌었다. 하지만 4코너에 접어들면서부터 ‘포인트기븐’(Point Given)과 ‘콘가리’(Congaree) 등 우승후보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고, 결국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하위권에 쳐져 있던 ‘모나코스’가 막강한 추입력을 과시하며 2위 ‘인비저블잉크’(Invisible Ink)를 4와 3/4 마신차로 제치고 1분 59초 9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4와 3/4 마신차 우승은 지난 1985년 ‘스펜드어벅’(Spend a Buck)의 5와 1/4 마신차 우승에 이은 큰 차이며, 1분 59초 9의 기록은 지난 1973년 ‘시크릿테리엇’(Secretariat)가 기록했던 1분 59초 4에 이은 더비 역사상 두 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켄터키 더비 이모저모〉

◆…이번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인비저블잉크’의 벨라즈케스(John Velazquez) 기수는 경주 직후, ‘모나코스’가 직선주로에서 자신의 진로를 방해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모나코스’의 차베스(Jorge Chavez) 기수는 이를 즉각 부인, 결국 심의에 들어갔고 특별히 순위를 변경할 만한 방해요소가 발견되지 않아 ‘모나코스’의 우승이 확정됐다. 더비 역사상 진로 방해로 인한 우승마 변경의 예는 아직까지 한 번도 없다.

◆…127회째를 맞은 올시즌 켄터키 더비의 공식 입장 관객수는 15만 4천 2백 10명. 이는 더비 1백주년이었던 지난 1974년의 16만 3천 6백 28명에 이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한편 이번 더비의 시청률은 지난해에 비해 40% 정도 신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후 5시(이하 미동부표준시간)부터 시작한 더비 중계는 평균 8.3%의 시청률(점유율 20%)을 기록, 작년의 6.6%(점유율 17%)에 비해 신장세를 보였으며, 특히 경주가 펼쳐진 6시부터 30분간은 11.3%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미 삼관경주의 중계권은 지난 26년간 ABC 방송국에 있었으나 올해 켄터키 더비를 앞두고 NBC 방송국이 5년간 51만 5천 달러의 중계료로 삼관경주 중계권을 따냈었다.

◆…이번 대회 역시 비인기마의 입상으로 고배당이 터져 켄터키 더비의 전통을 실감케 했다. 우승마 ‘모나코스’는 우승확률 1/10으로 단식에서 11.5배의 배당을 기록했으나, 우승확률 1/55로 예상됐던 ‘인비저블잉크’가 2위를 기록하면서 복승 배당이 614.5배를 기록했다. 우승확률 5/9로 당초 우승후보로 꼽혔던 ‘포인트기븐’은 5위로 쳐져 삼관마 탄생의 기대를 저버렸다. 한편 ‘모나코스’가 16번 게이트에서 우승을 차지함에 따라 켄터키 더비에서 3년 연속 15번 이상의 게이트에서 출발한 경주마가 우승하는 진기록이 연출됐다.

【현】

〈켄터키 더비 승패의 한마디〉

▲차베스 기수 (1위 ‘모나코스’) … 기수로서 최고의 영광이다. 지금 이 순간은 모든 사람들의 기억속에 영원할 것이다. 초반에 말이 바깥쪽을 돌 때는 그냥 말이 가는대로 놔두다가 후반에 안쪽으로 진로를 잡았다. 플로리다 더비에서 우승한 이후, 정말 대단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보여준 모습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의제기에 난 결백하다. 이의제기가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누구에게 어디에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을 정도로 협조적으로 말을 탔다고 생각한다.

▲벨라즈케스 기수 (2위 ‘인비저블잉크’) … 내 말은 최고의 레이스를 펼쳤다. 직선 주로상에서 ‘모나코스’는 거의 내 말에 닿을 정도로 기댔고 그로 인해 말이 당황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모나코스’가 레이스에서 최고의 말이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스티븐스 기수 (5위 ‘포인트기븐’) … 경주 후에 말이 전혀 숨이 안 차 있었다. 마치 경주를 안 한 것 같았다. 이곳에 와서 말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미열도 있었고, 그것 때문에 작은 소동도 있었다. 어느 정도는 그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졌다. 변명하기는 싫다.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