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를 향해 달린다 - 켄터키 더비

-전 세계 열광시키는 ‘2분간의 위대한 승부’

-최고의 역사와 인기 자랑하는 켄터키 더비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가 5월 5일 루이빌시의 처칠 다운즈(Chuchill Downs)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127회째를 맞는 켄터키 더비는 북미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다.
해마다 최고의 3세마를 가리는 켄터키 더비는 삼관경주의 막을 여는 레이스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그 역사와 권위에서 다른 삼관경주를 압도하는 것이 사실이다. 삼관경주 중 켄터키 더비의 인기도(62%)가 프리크니스(25%)와 벨몬트 스테이크스(13%)를 크게 앞지른 CNN의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왕이 되기보다 어려운 더비 우승
영국에는 “왕이 되기보다 더비 우승마 마주가 되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어려운 것이 더비 우승이다. 올 시즌에도 많은 경주마들이 켄터키 더비 우승을 위해 달리고 있다.
북미에서는 5·6월의 삼관경주를 앞두고 수많은 3세마 경주가 열린다. 그 중 4월11일 개최되는 오클론 파크의 아칸소 더비(Akansas Derby, G2)와 켄터키주 키니랜드 경마장의 블루그래스 스테이크스(Bluegrass Stakes, G2), 뉴욕 애퀴덕트 경마장의 우드 메모리얼(Wood Memorial, G2)과 매년 3월 걸프스트림 파크에서 개최되는 플로리다 더비(Florida Derby, G1), 4월 캘리포니아의 산타아니타 파크에서 개최되는 산타아니타 더비(Santa Anita Derby, G1)가 중요한 3세마 경주다.

-우승을 향해 달리는 경주마들
-안개속 판도에 ‘포인트기븐’ 돋보여
-고배당 전통, 복병마들도 무시 못해

올 시즌 켄터키 더비는 언제나 그랬듯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점입가경(漸入佳境) 양상이 될 듯하다. 앞서 살펴본 더비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주요 5개 3세마 경주 우승마들의 얼굴이 모두 제각각인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러한 혼전 양상에서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포인트기븐’(Point Given)의 우승을 예상하고 있다. 3세마 부문뿐 아니라 올해의 경주마 부문에서도 상위권을 질주하고 있는 ‘포인트기븐’은 직전에 열린 산타 아니타 더비에서 우승해 컨디션 점검에도 성공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으며, 이번 대회 우승뿐 아니라 삼관 석권의 위업을 달성할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다.
‘포인트기븐’의 강력한 도전자로는 플로리다 더비 우승마 ‘모나코스’(Monachos)와 우드 메모리얼 우승마 ‘콘가리’(Congaree)가 꼽히고 있다. ‘모나코스’가 지난 3월 플로리다 더비 우승 이후 얼마나 컨디션을 회복했는지, ‘콘가리’가 경험부족의 약점을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아칸소 더비 우승마 ‘발토스타’(Balto Star), 블루그래스 스테이크스 우승마 ‘밀레니엄윈드’(Millenium Wind)도 호시탐탐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의외의 승부로 고배당을 터뜨리는 켄터키 더비의 전례를 감안할 때, ‘에이피발렌타인’(A P Valentine), ‘익스프레스투어’(Express Tour) 등 가능성 있는 복병들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켄터키 더비 소식〉

◆…강력한 우승 후보 ‘포인트기븐’이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처칠다운즈 도착 이후 첫 트랙 훈련에 나선 ‘포인트기븐’은 59초 6의 연습기록 2위로 1000m를 주파했다. 한편 15분 후에 트랙에 나선 ‘콘가리’도 800m를 47초 8로 주파,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두 마필을 관리하고 있는 바퍼트 조교사는 두 마리 모두 좋은 상태라고 전제한 뒤, 훈련시엔 항상 ‘콘가리’가 더 좋은 모습을 보이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해 미지수라고 말하고, ‘포인트기븐’에 대해선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컨디션만 괜찮다면 우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돌핀家의 기대주들이 흔들리고 있다. 이번 켄터키 더비의 강력한 도전자 중 하나로 꼽혔던 ‘스트리트크라이’(Street Cry)는 출전 자체가 어렵게 됐고 ‘익스프레스투어’도 훈련에 차질을 빚고 있다.
조교사 수로어(Saeed bin Suroor)는 새벽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스트리트크라이’의 우측 전지 발목에서 상처가 발견돼 출전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우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스트리트크라이’는 지난해 11월 브리더즈 컵 쥬베나일(Breeders` Cup Juvenile) 경주에서 3위, 올 3월 UAE 기니(UAE Guineas)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번 켄터키 더비에서 고돌핀의 명예를 지켜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한편 ‘스트리트크라이’의 부상으로 지난 3월 UAE 더비(UAE Derby)에서 우승을 차지한 ‘익스프레스투어’가 고돌핀家의 희망으로 떠올랐지만, 그 역시 발굽 타박상으로 5일 동안 훈련을 못해 우승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권현 기자 knhn@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