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그룹 대차로 따돌리고 벨몬트 스테익스 우승 차지
-삼관 놓쳤지만 무난히 3세 최고마에 등극
이변은 없었다. ‘포인트기븐’(Point Given)은 전세계 경마팬들과 전문가들에게 다신 한 번 그가 최고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10일 새벽(한국시간) 뉴욕 벨몬트 파크에서 펼쳐진 제133회 벨몬트 스테익스(2400m)에서 95년 이 대회 우승마였던 ‘썬더걸치’(Thunder Gulch)의 자마인‘포인트기븐’은 2분 26초 5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2위 ‘에이피발렌타인’(A P Valentine)과는 무려 12와 1/4 마신차. 그의 기록은 벨몬트 스테익스 역사상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것이며, 12와 1/4 마신차의 우승은 13년 만에 나온 대회 7번째의 대기록이다.
켄터키 더비, 프리크니스 스테익스 때와 마찬가지로 최외곽 게이트에서 출발한 ‘포인트기븐’은 다른 대회 때와는 달리 선행에 나선 2번 ‘발토스타’(Balto Star)와 6번 ‘버클다운벤’(Buckle Down Ben)의 뒤를 차분하게 따르며 초반부터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전개했다. 능력마들의 접전 양상으로 전개되던 레이스는 그러나 3코너를 돌 때 ‘포인트기븐’이 선두에 나서면서 끝이 나고 말았다. 손쉽게 선두를 탈환한 ‘포인트기븐’은 4코너를 돌아 직선주로에 접어들면서 강력한 스퍼트로 2위 ‘에이피발렌타인’과의 차이를 더욱 벌렸다.
한편 삼관경주 전 ‘포인트기븐’의 유일한 견제 세력으로 그리고 더비 우승 이후 ‘포인트기븐’의 라이벌로 부각, 관심을 모았던 ‘모나코스’(Monachors)는 지난 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후반 추입을 노렸으나, ‘포인트기븐’의 막강한 전력 앞에 다시 한 번 무릎을 꿇고 말았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표〉 벨몬트 스테익스 순위표
순위 마번  마명                    기수                  조교사               마신차
  1     9     ‘포인트기븐’         게리 스티븐스     밥 바퍼트             ·
  2     8     ‘에이피발렌타인’   빅터 에스피노자  닉 지토              12 1/4
  3     5     ‘모나코스’            호르헤 차베스     존 워드              3/4
  4     3     ‘달러빌’               팻 데이              달라스 스튜어트  1
  5     1     ‘인비저블잉크’      존 벨라즈케스     토드 플레처        2 1/2
  6     4     ‘썬더블리츠’         제리 베일리        조 오레스노        7 1/2
  7     6     ‘버클다운벤’         코리 나카타니     웨인 루카스        5 3/4
  8     2     ‘발토스타’            크리스 맥캐론     토드 플레처        15 1/2
  9     7     ‘닥터그린필드’      에드가 프라도     제랄드 버틀러     28 3/4

〈벨몬트 스테익스 이모저모〉

◆…이번 대회를 지켜 본 많은 팬들과 전문가들은 ‘포인트기븐’의 완벽한 승리에도 불구하고 아쉬움과 허탈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포인트기븐’이 삼관에 실패했기 때문. 경마전문가 빌 핀리(Bill Finley)는 ‘포인트기븐’은 앞으로 브리더즈 컵이나 개선문상 등 세계 유수의 대회를 휩쓸 것이지만 그것이 삼관 달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세대를 대표하는 삼관마로서의 자질을 가장 완벽하게 갖췄다고 평가받았던 ‘포인트기븐’은 삼관대회 중 두 개 대회에서 우승한 43번째 경주마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통산 11전 7승, 2위 3회를 기록하게 된 ‘포인트기븐’이 유일하게 입상에 실패한 대회가 지난 켄터키 더비였다는 점이 더욱더 아쉬움을 크게 만들고 있다.

◆…지난 97년 ‘실버참’(Silver Charm), 98년 ‘리얼콰이어트’(Real Quiet)로 두 번이나 더비와 프리크니스를 제패하고도 벨몬트에서 2위에 그쳐 삼관을 놓쳤던 밥 바퍼트 조교사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벨몬트의 한’을 풀게 됐다. 경주 후 바퍼트 조교사는 오늘처럼 편하게 지켜 본 2400m 경주는 없었다며 ‘포인트기븐’을 특별한 경주마라고 극찬했다.  

◆…미국 NBC 방송사가 주관한 이번 대회의 시청률이 지난해에 비해 44%가 증가된 4.9%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삼관경주의 시청률이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삼관경주 중 가장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비해 44%나 시청률이 증가한 것은 더비 우승마 ‘푸세이치페가수스’(Fusaichi Pegasus)와 프리크니스 우승마 ‘레드불렛’(Red Bullet)이 불참해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포인트기븐’과 ‘모나코스’의 라이벌 대결로 관심이 고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경주가 펼쳐진 벨몬트 파크에는 역대 네 번째로 많은 7만 3천 8백 57명의 관중이 운집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도 참석, 경주를 관전하고 우승마주인 아흐메드 살만 사우디 왕세자에게 시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