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포인트기븐’, 은퇴
-갑작스런 왼쪽 전지 부상, ‘무리 않고 은퇴’ 결심
-마주, 조교사 ‘비통’, 미국 경마계 ‘비상’
올시즌 최강의 경주마로 군림했던 ‘포인트기븐’(Point Given)이 갑작스런 은퇴로 충격을 주고 있다.
밥 바퍼트(Bob Baffert) 조교사는 31일(금, 이하 현지시간) ‘포인트기븐’이 좌측 전지 건(腱) 자상(손상)으로 더 이상 경주로에 나설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토) 트레버스 스테익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29일(수) 트랙에 나섰던 ‘포인트기븐’은 30일(목) 부상부위에 미열을 보였고, 아이싱 등 응급처치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건에 이상이 발견됐고 복귀를 위해선 최소 4∼6개월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주인 아흐메드 살만(Ahmed Salman) 사우디 왕자와 바퍼트 조교사 등 관계자들은 곧바로‘포인트기븐’의 거취에 대해 상의했고,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
바퍼트 조교사는 “마주와 조교사에게 뿐만 아니라, 전 경마계에 큰 충격”이라고 말한 뒤, “여태껏 많은 명마들을 은퇴시켜왔지만 이번과 같은 감정은 처음”이라며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또한 복귀해서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복귀하더라도 부상이 재발할 경우 팬들에게 훨씬 큰 충격을 줄 수도 있다”며, “‘포인트기븐’은 어떠한 위험이라도 감수하기에는 너무 좋은 말”이라며 은퇴를 결정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포인트기븐’의 은퇴로 미국 경마계는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올시즌 강력한 삼관도전마로 주목받았던 ‘포인트기븐’은 삼관경주 중 프리크니스와 벨몬트 스테익스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과 팬들의 관심대상이 됐었다. 최근 몇 년간 전반적인 경마 인기의 하락에도 불구, 올시즌 삼관경주에서 시？률과 관중동원 면에서 눈에 띄는 신장세를 기록했고, 최근 하스켈 인비태셔날(Haskell Invitational)과 트레버스 스테익스(Travers Stakes)에서는 역대 최다 관중동원 기록이 수립되기도 하는 등 올시즌 미국경마의 르네상스는 ‘포인트기븐’의 인기몰이에 힘입은 바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한편, 내년부터 씨수말로 활동하게 될 ‘포인트기븐’이 어떤 목장으로 보내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포인트기븐’은 어떤 말〉
-3세 천하통일 꿈꾸던 ‘붉은 기관차’
-삼관 달성 실패, 부상 은퇴 등 불운 겹쳐
“이제 막 그의 위대함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포인트기븐’의 은퇴는 밥 바퍼트 조교사에게 평생 잊지 못 할 한(恨)으로 남았다. ‘실버참’(Silver Charm), ‘리얼콰이어트’(Real Quiet), ‘캡틴스티브’(Captain Steve) 등 수많은 명마들로 삼관경주와 브리더즈 컵, 두바이 월드컵 등을 제패했지만, 바퍼트 조교사는 항상 ‘포인트기븐’을 최고의 경주마라고 말해왔었다. 그만큼 ‘포인트기븐’은 2년이 채 안 되는 경주마 생활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쳤었다.
빠르게 질주하는 5백70Kg대의 거구. 그래서 그의 별명은 거대한 붉은 기관차(Big Red Train)다. 현역시절 켄터키 더비와 벨몬트 스테익스를 제패했던 ‘썬더걸치’(Thunder Gulch)의 자마로 데뷔 첫 해, 6전 3승, 2위 3회를 기록하며 스타덤에 오른다. 브리더즈 컵 쥬베나일(Juvenile)에서 ‘마쵸우노’(Macho Uno)에 패하며, 연도 2세마 챔피언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올시즌 프리크니스와 벨몬트 스테익스에 이어 하스켈 인비태셔날, 트레버스 스테익스에서 우승하며, 역사상 최초로 총 상금 1백만 달러 이상의 G1 레이스를 4연패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번 은퇴로 ‘포인트기븐’은 총 상금 3백96만8천5백달러와 13전 9승, 2위 3회의 전적을 남기게 됐다. 5위를 기록하며 삼관 달성을 좌절시켰던 켄터키 더비가 2위 이상의 입상에 실패한 유일한 대회다.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