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팬컵 더트에서도 일본마 ‘쿠로후네’ 우승
-일본마 상위권 독식... 외국마들 ‘음메 기죽어!’
‘정글포켓’(Jungle Pocket)이 총상금 4백만달러의 제팬컵을 차지하며, 자국 일본에 대회 4년 연속 우승컵을 안겼다.
25일(일) 오후 3시20분 일본 동경경마장 2400m 코스에서 일본을 비롯, 미국, 독일, 홍콩 등 각지에서 참가한 15두의 경주마가 참가한 가운데 펼쳐진 제21회 제팬컵에서 올시즌 일본더비를 제패했던 3세마 ‘정글포켓’은 지난해 일본 연도대표마이자 이 대회 우승마였던 ‘티엠오페라오’(T.M. Opera O)를 목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주 초반 레이스를 주도한 것은 올시즌 브리더즈 컵에 출전했던 미국산 ‘팀보로아’(Timboroa)와 ‘위드앤티시패이션’(With Anticipation). 여기에 일본산 ‘투더빅토리’(To the Victory)가 4코너를 돌면서 선두권에 가세, 박빙의 승부가 전개됐다. 하지만 직선주로에서 인기 1위의 ‘티엠오페라오’가 선두로 나서면서 승부는 ‘티엠오페라오’의 2연패로 끝나는 듯 했다. ‘정글포켓’이 뒷심을 발휘한 것은 이때. 내내 10권에 쳐져 경주를 펼쳤던 ‘정글포켓’은 막강한 추입력을 뽐내며, ‘티엠오페라오’를 목차로 제치는 짜릿함을 맛봤다. 3세마로는 미국의 ‘엘콘도르파사’(El Condor Pasa)에 이어 두 번째, 일본산 3세마로는 최초로 제팬컵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고삐를 잡은 프랑스 태생의 올리비에 페슬리어 기수도 처녀 우승. 2연패를 노렸던 ‘티엠오페라오’는 목차의 승부에 분루를 삼켜야 했고, ‘나리타탑로드’(Narita Top Road), ‘스테이골드’(Stay Gold), ‘메이쇼도토’(Meisho Doto) 등이 뒤를 이으며, 일본말들이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유럽파 ‘골란’(Golan)은 6위에 머물렀고, 리딩자키 제리 베일리 기수를 앞세워 우승을 노렸던 ‘팀보로아’는 최하위로 밀려 체면을 구겼다.
이에 앞서 전날 16두의 경주마가 자웅을 겨룬 제2회 제팬컵 더트(2100m, 총상금 2백만달러)에서는 ‘리도팰러스’(Lido Palace), ‘제너러스로시’(Generous Rosi), ‘딕포잇’(Dig for It) 등 올시즌 브리더즈 컵에 선을 보인 미국산마들이 각각 8위, 9위, 11위로 부진을 보인 가운데, 일본산 3세마 ‘쿠로후네’(Kurofune)가 2분05초9의 코스 기록을 작성하며 지난해 우승마 ‘윙애로우’(Wing Arrow)를 7마신차로 제치고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개최국 일본은 제팬컵에서 1위부터 5위까지, 더트에서 1위부터 7위까지 휩쓸며 자국산 마필의 우수성을 과시했다. 특히 제팬컵에서 우승하며 4연속 우승과 함께 최근 10번의 대회에서 7번을 우승하는 초강세를 보였다. 최초 11번 대회에서 일본산 경주마가 2번 우승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루는 괄목할만한 성장세인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일본산 경주마들을 각종 국제대회에서 자주 접하게 될 전망이다. 제팬컵 우승으로 9전 5승을 기록하게된  ‘정글포켓’은 이번 대회로 일단 올시즌을 마감하고 내년 국제대회 출전을 노리고 있고, 더트 우승마 ‘쿠로후네’는 내년 두바이월드컵과 브리더즈 컵 클래식 도전이라는 보다 명확한 목표를 정해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정글포켓’의 와타나베 사카에 조교사는 “일본말들의 수준이 날로 향상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하지만 아직은 세계 최강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팬들의 자국마에 대한 믿음도 날로 켜져, 제팬컵에서는 단승식 4.2배, 복승식 7.1배, 더트에서는 단승식 1.7배, 복승식 5.4배의 저배당이 형성됐고 대회가 열린 동경경마장에는 총 11만5천1백96명의 관중이 입장해 자국마에게 열띤 응원을 보냈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사진설명 1) 제팬컵 우승마 ‘정글포켓’
(사진설명 2) 제팬컵 더트 우승마 ‘쿠로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