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퍼즐’(Media Puzzle) 멜버른컵(Melbourne Cup)에서 승리하다
-142년 전통의 멜버른컵, 멜버른시 플레밍턴 경마장 3200m 잔디주로에서 펼쳐져
-단순한 경마대회를 넘어 전 호주인의 축제로 자리 잡아
-호주인 다미안 올리버 기수, 형의 죽음에 우승을 헌정해 잔잔한 감동

멜버른컵은 호주 최고의 경마대회다. 20여 마리의 최고 경주마들이 멜버른시 ‘플레밍턴 경마장’에서 펼치는 멜버른컵은 단순한 경마대회를 넘어 전 호주인에게 사랑 받는 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호주에서 멜버른컵이 열리는 날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된다. 경주가 진행되는 동안 온 국민이 TV나 라디오에 붙어서 경기 결과를 지켜보고 자기가 좋아하는 말을 응원한다. 또한 세계 30여 국에서 경기를 생중계한다.
멜버른 컵에 관한 호주인들의 애정은 가히 폭발적이다. 경기 전날에는 멜버른컵 역대 챔피언들이 가두 퍼레이드를 벌이고, 플레밍턴 경기장은 화려한 의상을 입고 나온 관람객들로 수놓아진다.
세계 최고의 장거리마를 가리는 제142회 멜버른컵에서 아일랜드산 거세마 ‘미디어퍼즐’(Media Puzzle)이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1월 5일(화) 호주 멜버른시 플레밍턴 경기장 3200m 잔디주로에서 화려하게 펼쳐진 이번 멜버른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일랜드산 거세마‘미디어퍼즐’은 강력한 상대마들을 질풍같은 추입으로 제압하며 최고의 장거리마로 떠올랐다.
이 날 우승을 차지한 ‘미디어퍼즐’에 기승했던 다미안 올리버 기수의 사연은 팬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1975년 낙마사고로 부친을 잃었던 다미안 올리버 기수는 멜버른 컵이 열리기 직전에 형의 죽음이라는 거대한 충격을 받아야만 했다. 역시 기수였던 형 제이슨 올리버 기수가 경주 중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것.
멜버른컵 직전, 형의 장례식에 참석해야 했던 다미안 올리버 기수는 초인적인 정신력을 발휘해 ‘미디어퍼즐’에 기승했고 우승을 차지하자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이 모든 것을 견디는 것은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형의 모든 것을 등에 지고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해 경주를 지켜 본 전 세계 경마팬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이번 ‘미디어퍼즐’의 우승으로 멜버른컵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데못웰드(Dermot Weld) 조교사는 이번 우승의 감격을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는 우승을 위해 12,000마일을 달려왔다. 오늘은 ‘미디어퍼즐’의 날이다”
【이석 기자 guardm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