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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경마대회를 넘어 전 호주인의 축제로 자리 잡아
-호주 한 어부 소유의 5세 암말 ‘마키베디바’(Makybe Diva), 그렉 보스(Greg Boss) 기수와 함께 환상의 질주
멜버른컵은 호주 최고의 경마대회다. 20여 마리의 최고 경주마들이 멜버른시 플레밍턴 경마장에서 펼치는 멜버른컵은 단순한 경마대회를 넘어 전 호주인에게 사랑 받는 축제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호주에서 멜버른컵이 열리는 날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된다. 경주가 진행되는 동안 온 국민이 TV나 라디오에 붙어서 경기 결과를 지켜보고 자기가 좋아하는 말을 응원한다. 또한 세계 30여 국에서 경기를 생중계한다.
멜버른 컵에 관한 호주인들의 애정은 가히 폭발적이다. 경기 전날에는 멜버른컵 역대 챔피언들이 가두 퍼레이드를 벌이고, 플레밍턴 경기장은 화려한 의상을 입고 나온 관람객들로 수놓아진다. 특히 특유의 패션감각을 뽐내려는 스포츠스타와 연예인들이 특이한 모자와 옷으로 일반인들을 즐겁게 해주고 경마와 상관없이 맥주파티를 즐기는 이들도 허다하다.
세계 최고의 장거리마를 가리는 제143회 멜버른컵에서 호주산 5세 암말 ‘마키베디바’(Makybe Diva)가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상금 460만 호주달러(미화 325만 달러)의 주인이 되었다.
지난 11월 4일(화) 호주 멜버른시 플레밍턴 경기장 3200m 잔디주로에서 화려하게 펼쳐진 이번 멜버른컵에서 데이비드 홀(David Hall) 조교사의 ‘마키베디바’는 그렉 보스 기수와 환상의 호흡을 보이며 멋진 경주를 펼쳤다. 강력한 상대마들 틈에서 근성을 발휘하며 2위마 ‘쉬즈아치’(She`s Archie)를 1과 1/4마신 차로 따돌린 ‘마키베디바’는 인기2위를 기록했던 마필이다. 호주인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마키베디바’는 2002년 아일랜드산 마필 ‘미디어퍼즐’에게 내주었던 멜버른컵을 되찾아오며 호주산 마필의 자존심을 되살렸다.
한 동네 초등학교 동창들이 마주였던 켄터키더비 우승마 ‘퍼니사이드’, 호주 한 어부의 소유인 ‘마키베디바’의 멜버른컵 우승은 현 한국 마주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경마를 축제로 승화시켜 즐기는 그들처럼 한국경마도 모든 경마인들이 신명나게 어우러질 수 있는 한 마당 잔치가 생기길 기대해 본다.
【이석 기자 guardm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