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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닉지토(Nick Zito)와 영광의 스마티존스(Smarty Jones)가 지난 토요일 벨몬트 파크에서 운명을 맞바꿨다.
세기의 관심이 집중된 제136회 벨몬트 스테익스에서 닉지토의 버드스톤(Birdstone)이 스마티존스의 3관을 저지하면서 이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미 현지 언론들은 “버드스톤이 망쳤다(spoil)”“강탈했다(upset)”는 등의 표현을 써 가며 아직도 삼관 실패에 대한 분풀이를 하고 있다.
결승선을 200여 m 앞두고 추격하던 버드스톤이 마침내 스마티존스를 넘어서고 결승선을 1위로 통과했을 때 벨몬트 파크에 운집한 13만 관중은 숨을 죽였다.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 너무도 쉽게 우승을 차지했던 스마티존스라 이번 패배의 충격이 더 컸다. 무엇보다 26년만의 삼관마 탄생이 물거품 된 데 대한 아쉬움이 가장 크겠지만.
총 9마리가 출전한 벨몬트스테익스는 인기순위 5위의 버드스톤이 우승하면서 단승식 $74(37배), 스마티존스와의 쌍승식 $139(69.5배)가 기록됐다.
명장 지토에게 벨몬트는 넘을 수 없는 벽이고 한이었다.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다섯 번 했던 그다. 고향인 뉴욕에서 한 번도 당당할 수 없었던 이유다.
올해 역시 지토에게 닥친 불운의 그림자는 계속되는 듯 보였다. 기대했던 3세마 대부분 부상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유로실버(Eurosilver)와 더클립스엣지(The Cliff`s Edge)가 봄 시즌을 포기해야 했고 만 3세가 채 되지 못하는 버드스톤은 더비에서 고작 8위에 그치며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기대할 만한 처지는 못됐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지토는 버드스톤과 로얄어설트(Royal Assault)를 동반 출전시켰고 우승과 3위를 낚아채며 지독했던 악연의 고리를 끊었다.
지금까지 켄터키더비와 프리크니스스테익스 그리고 벨몬트스테익스를 모두 차지했던 삼관마는 총 11두다. 한 달 동안 1800m, 1900m, 2400m의 강행군을 소화해내야 하기 때문에 능력도 능력이지만 운도 따라줘야 한다. 78년 어펌드를 끝으로 26년 동안 삼관마가 탄생하지 않는 동안 이관에 그친 마필 만 9두에 달할 정도다.
한편, 지난해 퍼니사이드에 이어 스마티존스도 실패의 전철을 밟았지만 미 경마계는 올해 농사를 풍작으로 평하고 있다. 스마티존스라는 메머드급 스타탄생으로 경마산업에 활황을 불어넣은데다 지난 더비 때 무려 22마리가 출마등록하며 락하드텐과 에딩턴이 출전자격을 놓치는 일까지 발생할 정도였다. 이들은 프리크니스에서 준우승과 3위를 차지했던 능력마들이다.
【이희경 기자 eheek@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