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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린터 부문, 마주 부문 치열한 격전
토드 플레처, 벨라즈쿠에즈 이클립스상 첫 수상
‘고스트재퍼(Ghostzapper)’가 이클립스상 『올해의 경주마상(Horse of the Year)』을 수상하며 경마계의 갑론을박을 잠재웠다.
지난 24일(월) 리젠트 비벌리 윌셔 호텔(캘리포니아주 비벌리힐즈 소재)에서 열린 제34회 이클립스상 시상식에서 ‘고스트재퍼’를 비롯 16개 부문의 수상자가 선정, 영광을 안았다.
관심을 모았던 『올해의 경주마상(Horse of the Year)』부문에선 이클립스상 선거인단 274명 중 174명이 ‘고스트재퍼’의 손을 들어준데 반해 지난해 초 숱한 화제를 몰고다녔던 ‘스마티존스’는 브리더즈컵 불참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지 못하고 95표를 획득하는데 그쳐 다시 한 번 고배를 들었다. 그러나 ‘스마티존스’는 비록 올해의 경주마상은 놓쳤지만 3세마 챔피언에는 무난히 등극, 아쉬움을 달랬다.
‘오섬어게인(Awesome Again)’의 자마인 ‘고스트재퍼’는 프랭크 스트로나크(아데나 스프링스 목장 소유주)가 생산 소유한 마필이며 재비어 카스텔라노 기수가 주로 기승해왔다. 지난해에는 총 4회 경주에 출전해 전승을 거뒀으며 이중에는 브리더즈컵 클래식과 우드워드 스테익스 등 굵직한 대회가 포함돼 있다. 특히 브리더즈컵 클래식에서는 세계 최고의 상대를 맞아 첫 출전한 2000m, 경험 부족 등 악조건 속에서도 1분 59초 2라는 2000m 코스 레코드를 작성,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제 5살이 된 ‘고스트재퍼’의 올해 전망 역시 장밋빛이라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지난해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스마티존스’, 사실 브리더즈컵이 열리기 전만 해도 그의 수상은 기정사실화 되는 듯 보였다. 6전 전승, 켄터키더비·프리크니스 스테익스 우승에 이은 벨몬트에서의 석패는 두고두고 팬들 사이에서 회자될 정도. 그러나 벨몬트 스테익스를 마지막으로 은퇴, 그러면서 브리더즈컵에서 확실한 검증을 받지 못한 점 등이 작용하며 선거인단의 마음이 ‘고스트재퍼’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각 부문별 수상자는 사전 여론조사 등을 통해 윤곽이 드러났고 실제 결과도 대부분 일치했으나 몇몇 부문에 있어서는 치열한 경합이 펼쳐져 관심을 모았다.
최우수 단거리마(스프린터) 부문과 최우수 조교사, 마주 부문 등이 그것으로 특히 스프린터 부문은 이클립스상 홈페이지에서 실시한 온라인 팬투표 결과와 상반되는 것은 물론 선거인단의 성향별로 상이한 결과가 도출돼 화제가 됐다.
북미경마협회(National Thoroughbred Racing Association, NTRA) 선거인단과 경마기자단협회(National Turf Writers Association, NTWA) 선거인단이 각각 39대 12, 91대 52로 ‘스파이츠타운’에 몰표를 던진 데 반해 데일리레이싱폼(DRF) 선거인단은 37대 27로 오히려 ‘피코센트럴’의 우세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각 대표들이 모여 논의한 결과 ‘피코센트럴’이 브리더즈컵에 불참한데 이어 시가 마일에서 패배를 당한 점이 감점요인으로 작용, ‘스파이츠타운’을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어세이도(Ashado)’와 ‘스파이츠타운’이라는 두 마리의 챔피언을 탄생시킨 토드 플레처는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운 스티브 애즈머슨과 ‘스마티존스’의 존 서비스 조교사를 물리치고 생애 첫 이클립스상 수상의 감격을 누렸으며 그와 호흡을 맞춰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존 벨라즈쿠에즈도 241표라는 몰표를 획득하며 역시 첫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마주 부문에선 터프 챔피언 ‘키튼스조이’를 비롯, 이클립스상 각 부문에 후보로 올랐던 ‘넛씽투루즈’, ‘로지즈인메이’ 등을 소유한 켄 & 사라 람시 부부가 근소한 차이로(21표 차) 지난해 상금왕 마이클 길을 따돌렸는데 이러한 결과 역시 구설에 올랐다.
NTRA가 19대 13으로 길의 우세를 결정한 반면, NTWA와 DRF는 각각 61대 39, 26대 21로 람시의 손을 들어준 것.
이외 부문은 예상됐던 후보들이 무난하게 수상자로 결정됐는데, 스윗캐토마인(Sweet Catomine, 2세 암말), 아제리(Azeri, 4세이상 암말), 위자보드(Ouija Board, 잔디주로 암말), 히라푸어(Hirapour, 장애물마), 브라이언 에르난데즈(Brian Hernandez Jr., 신인기수) 등이 그들이다.
올해의 이클립스상 역시 지난 10월 있은 브리더즈컵 결과에 많은 영향을 받아 ‘어세이도’(디스타프), ‘고스트재퍼’(클래식), ‘위자보드’(암말 터프), ‘스파이츠타운’(스프린트), ‘스윗캐토마인’(주브나일 필리) 등이 모두 브리더즈컵 우승 후 이클립스상을 거머쥔 마필들이다.
가장 높은 득표를 기록한 마필은 2세 암말 부문의 ‘스윗캐토마인’으로 274표의 유효표 중 무려 273표를 획득했다. DRF의 한 명이 ‘런웨이마들’에게 던진 1표가 유일한 누락표인 셈.
‘고스트재퍼’ 역시 원사이드 게임을 치른 수상자로 꼽힌다. 4세이상마 부문에서 ‘고스트재퍼’는 274표 중 ‘플레전트리퍼펙트’와 ‘로지즈인메이’에게만 각각 4표와 1표씩을 빼앗겼을 뿐, 나머지 269표를 독식했다. 3세마 부문의 ‘스마티존스’(265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영국산으로 유일한 수상자에 오른 ‘위자보드’는 브리더즈컵 필리앤메어 터프 우승에 힘입어 역시 가뿐하게 트로피를 거머쥐었으며, 무패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2세마 부문의 ‘디클란스문’은 여론조사를 통해 엎치락뒤치락이 예상됐으나 의외로 라이벌 ‘어플릿알렉스’를 큰 차로 따돌리며 안도했다.
지난 1971년 전설적 경주마 ‘이클립스(Eclipse)’를 기념하기 위해 창설된 이클립스상은 올해로 34회째를 맞아 연도대표마 등 총 16개 부문에 걸쳐 시상이 이뤄졌다.
전미경마기자협회와 북미서러브렛경마협회(NTRA)/이퀴베이스(Equibase, 경마리서치 전문회사), 경마 일간지인 데일리레이싱폼 등 세 단체가 선거인단을 구성,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해 매년 1월 말 비벌리힐스에서 시상식을 갖는다. 올해는 지난 12월 27일 무기명 투표로 각 부문별 최종 후보자가 셋씩 결정된 후 이들 중 다시 최종 수상자가 가려졌다.
작 성 자 : 이희경 eheek@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