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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캘리포니아 경마계의 도입 반대로 확장에 제동 걸려
새로운 베팅 방식인 익스체인지 베팅(Exchange Betting)의 세계 1위 업체인 영국의 벳페어(Betfair) 社가 미국의 유명 경마장과 경마장 명칭 사용 계약을 맺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경마전문지인 더러브렛타임즈(Thoroughbred Times)는 벳페어의 미국내 자회사인 TVG Network(Television Games Network)가 할리우드 파크 경마장(Hollywood Park)과 경마장 명칭 사용권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이로써 할리우드 파크는 내년부터 5년간 Betfair Hollywood Park로 불리게 된다. 미국 스포츠 경기장들이 기업에 이름 사용권을 판매하는 경우는 많지만 경마장의 경우는 처음이어서, 익스체인지 베팅 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벳페어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미국 경마계는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벳페어의 최근 행보를 들여다 보면 속이 편치만은 않다. 최근 익스체인지 베팅에 대한 캘리포니아 경마계의 반대로 미국에서의 사업 확장에 급제동이 걸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경마신문 DRF(Daily Racing Form)가 지난달 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경마협회는 익스체인지 베팅 도입과 관련해 주내 주요 경마장 대표, 마주협회와 기수 및 조교사 협회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도입을 위한 사후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캘리포니아 경마협회 커미셔너인 데이빗 이스라엘(David Israel) 씨는 “익스체인지 베팅은 아직 시기상조인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주요 관계자들이 반대하고 있으며 규정들이 정비되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애초 벳페어는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에서의 익스체인지 베팅 공제율을 10%로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사업 계획을 공개하여 캘리포니아 의회의 승인을 받은 적이 있다. 이 사업계획에 따르면 익스체인지 베팅을 도입할 경우 당첨금의 90%가 환급되며, 공제 금액 중 6%는 경마장과 마필 관계자에게, 1%는 상금으로 각각 적립되고, 벳페어는 3%의 수수료를 챙기게 된다. 미국 패리뮤추얼(pari-mutuel)의 평균 공제율이 20% 정도이기 때문에 벳페어로서는 강한 자신감을 가졌었다. 만약 캘리포니아 경마계가 도입을 승인했다면 오는 5월부터 캘리포니아에서 익스체인지 베팅은 합법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
익스체인지 베팅의 도입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이익금의 분배 특히 경마 상금으로의 분배 비율이며, 둘째는 베팅의 대상이 되는 경주마의 의도적인 패배 등 불법 행위 발생 가능성이다. 캘리포니아의 마주들은 특히 전자의 문제와 관련해 상금에 미칠 부정적인 효과에 주목하고 있으며, 마필 관계자들은 불법 행위 연루 가능성을 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스체인지 베팅은 하나의 사업체가 베터들의 베팅액으로부터 일정액의 수수료를 공제하고 당첨금을 지금하는 패리뮤추얼 제도와 달리, 각각의 참가자가 스스로 배당률을 설정해 개인간 베팅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베팅 방식이다. 이 방식은 영국에서는 크게 유행하고 있으나 미국에서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주에서 논란이 진행 중이다. 익스체인지 베팅의 대표적인 업체인 벳페어가 세계 최대 경마국인 미국에서의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 노력 중이지만, 캘리포니아 경마계의 이번 결정으로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된 셈이다.
익스체인지 베팅이 패리뮤추얼의 영역을 잠식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전세계가 벳페어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이승열 기자 wang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