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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 화려한 선수복과 헬멧을 착용한 31명의 경마선수들이 마치 경주마에 기승이라도 하듯 런던 지하철에 하나 둘 몸을 싣자 이 광경에 사람들은 하나같이 흥미롭다는 반응이었다.
이는 지난달 10일 영국 아마추어 기수 협회가 영국 애스콧 경마축제 홍보를 위해 마련한 깜짝 행사로, 영국 유력 경마지 ‘레이싱포스트’가 애스콧 축제를 앞두고 칼럼을 통해 제안한 내용이 그대로 실행에 옮겨지며 화제를 낳고 있다.
현역 경마선수 31명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이 행사는, 선수들이 직접 대중에게 접근해 축제 알림과 경마에 대한 홍보를 펼쳤으며, 지하철 이벤트에 이어 다우닝가, 국회의사당, 빅벤, 템스강, 피카딜리 등 런던 시내 명소를 돌며 홍보를 이어갔다.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해 몇몇 선수들은 멀리 웨일즈, 요크셔에서 밤을 세워 이동해 오전 6시30분에 집합해 홍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들은 이들의 다소 낯선 행보에 처음에는 다소 의아한 반응이었지만, 일부 선수들의 우스꽝스런 퍼포먼스와 사람들과 수다를 떠는 모습에 이내 큰 반향을 몰고 왔다.
행사에 참여했던 뉴 마켓 거점의 밀크자렉 선수는 “로열 애스콧 축제를 대중들에게 알리게 되어 너무나 기뻤다. 출근길 직장인들에게 잠시나마 미소를 가져다줄 수 있었던 것에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했고 또, 카디프 지역에서 10시간을 기차로 이동해 행사에 참여한 살롯 프리차드 선수는 “출근길이라 다소 혼잡함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대중들에게 경마를 알리게 된 것에 피곤함을 잊었다”며, “한 노부인은 꼭 애스콧 축제에 가겠다는 약속을 해주었다”고 기뻐했다.
낯설지만 유쾌한 상황으로 시민들에게 즐거운 휴식을 전해준 이번 이벤트는, 왜 영국이 최근 몇 년 새 경마매출의 반등을 보이고 있는 몇 안되는 나라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으로 세계 경마계에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조지영 기자 llspongell@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