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브리더즈컵 협회 측 긍정적인 반응 보여 향후 행보 기대
경주마 약물과 관련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왔던 북미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8월 1일, 북미의 대표 조교사 25명은 경주에 앞서 라식스(Laxis)의 사용금지 운동에 동참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신체 능력의 최대치를 노력으로 끌어내 겨루는 것이 스포츠다. 공정한 스포츠 정신이 강조되는 현 시점에서 약물 사용은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 세계에서도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 경마도 마찬가지다. 최근 영국에서는 여왕의 경주마인 ‘에스티메이트’(Estimate)에게서 모르핀 성분 양성반응이 나타나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버킹엄궁 측은 ‘에스티메이트’가 오염된 사료 제품을 섭취하는 바람에 모르핀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는 등 억울함을 표했으나 대중의 따가운 눈총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약물에 관한 대중의 인식을 잘 알 수 있는 사례다.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북미 경마는 그동안 매우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며 약물의 허용 범위를 눈감아왔다. 이러한 태도는 지난 해 브리더즈컵 클래식 일화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브리더즈컵 협회 측은 2013년 출전마 전체의 라식스 사용 금지를 목표로 2012년, 우선적으로 2세마에 한해 라식스 복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와 동시에 출전을 희망하는 경주마들이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다소 시시해진 편성 탓에 매출 역시 수직 하양세를 그리게 됐다.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데다, 일부 조교사들의 항의에 시달리던 브리더즈컵 협회는 야심차게 내세웠던 목표를 철회해야만 했다.
이번에 성명서를 발표한 조교사 중 반 이상은 뉴욕을 거점으로 하고 있는 동부 경마의 조교사들이다. 북미 중에서도 특히 약물에 관대한 서부 경마의 조교사는 단 두 명만이 이름을 올리는 데에 그쳤으나, 첫 단추를 꿰는 선봉장 역할을 해냈다는 점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미국은 경마의 글로벌 리더로서 약물 퇴치를 위해 앞장서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가올 2015년에는 북미 전체 2세 경주를, 2016년에는 모든 경주에 한해 레이스 당일 라식스 복용을 금지토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주(州)마다 제각각인 약물 허용 범위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하며 통일된 규칙 제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조교사들의 움직임에 브리더즈컵 협회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약물 청정 경마로 거듭나 더욱더 정정당당한 경주를 시행할 수 있을지, 북미 경마계가 보여줄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라식스?
푸로세마이드(furosemide)의 상품명으로 이뇨제(혈압완화제)의 일종이다. 미국에서는 페출혈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 이를 경주 4시간 이전에 투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마국에서는 푸로세마이드를 경주 전 투여할 경우 경주마의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이유로 철저히 금지시키고 있다. 더구나 이 약제를 투여하면 배뇨가 촉진되어, 다른 금지약물이 투여된 경우 약물농도를 희석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조지영 기자 llspongell@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