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유의 경마장 이야기(8)-홍콩 경마는 아름답다

여기는 홍콩. 홍콩의 해피밸리 경마장으로 가는 버스속에서 기수와 경마팬이 함께 한 우리 일행은 경마장도 구경하고 베팅도 하기 위해, 홍콩 경마에 대한 안내 책임을 맡은 가이드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창 밖을 보니 높은 건물들이 많았는데 빌딩이 아니라 대부분 아파트라고 했다. 땅이 좁다보니 고층 아파트가 많고 아파트의 평수도 넓은 평수가 아니라 대부분 20평 이하로 7평에서 18평 사이라고 한다. 그리고 제일 높은 아파트는 69층이라고 한다. 오래된 아파트가 많았는데 40∼50년 된 아파트가 주종을 이루고 아파트를 지으면 보통 몇 십 년씩 사용한다고 한다. 높은 고층 아파트에 좁은 평수로 이루어진 아파트 건물들을 보는 순간, 저것은 아파트가 아니라 마치 성냥갑을 쌓아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홍콩은 아파트로 이루어진 거대한 숲이었다.

홍콩 경마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하는데, 인구 600만명 중에서 200만명이 경마를 즐기고 있을 만큼 범국민적인 레저스포츠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전체인구의 삼분의 일이 경마를 즐길만큼 국민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이 홍콩 경마가 국민에게 사랑받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경마 수입을 국민의 건강을 위한 의료비에 직접 지원을 하기에 홍콩의 의료비가 세계적으로 저렴하고, 홍콩 최고의 과학대학을 설립하였고, 최고의 휴양지인 해상공원을 만들어 국민들이 혜택을 보고 있는 등, 경마 대부분의 수익금이 사회에 환원되기에 경마를 어느 누구나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경마가 생활에 일부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경마의 현주소를 생각하니 기수의 한사람으로서, 경마인으로서 부러움이 앞섰다.

우리일행은 경마장으로 향하는 버스안에서 홍콩경마의 예상전문가(교포 한대영)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하짐나 기수들은 마권을 사 본적이 없다보니 무슨 얘기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한국 경마와 달리 4종류의 마권만 있는 게 아니라 무슨 마권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설명을 들어도 잘 이해 안되는 부분이 많아서 머리만 극적극적 하다보니 어느덧 해피밸리 경마장 앞에 도착하였다.

140년의 역사를 가졌다는 해피밸리 경마장 정문에서 경마장을 배경으로 우선 기념 사진을 찍었다.(사진을 찍어 두어야 확실한 증명이 되니까) 경마장안으로 들어가니 아담하다는 생각이 들며 높은 고층 아파트 숲으로 둘러 쌓인 경마장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잔디 주로이기 때문인지 모래 주로 보다 차분하고 안정되게 보였으며 주로를 보자마자 이런 주로에서 말을 한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잔디 주로가 더 스피드도 나고 약간 미끄러지는 뜻한 느낌도 있다는 기수들의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어서 말을 타보고 싶다는 생각에 젖으며 경마장 전경을 둘러보는 순간, 김귀배 기수가 뭘 그렇게 정신 없이 넋을 잃고 있냐며 어깨를 툭 치기에 나는 깜짝 놀라서 일행을 따라 6층으로 올라갔다.

해피밸리 경마장에서 야간경마를 하는데 출마표를 보니 오늘 7경주가 곧 시행됨을 알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은 자리에 앉아서는 조금 전 버스 속에서 한 설명을 다시 해달라고 하였다. 다른 일행들은 열심히 듣는데 필자는 6층 관람대 난간으로 나와서 경마장의 전경을 보았다. 아직 팬들이 입장을 하지 않아서인지 푸른 잔디와 관람대는 조용했다.

우리 일행이 자리를 잡고 관전할 VIP룸은 뷔페식으로 식사를 할 수 있고 술도 마실 수 있는 곳이었는데, 룸에는 큰 테이블이 두 개가 있기에 일행은 테이블 두 개로 자연스럽게 나누어져 앉고서는 식사를 하며 오늘의 경주를 예상하였다. 홍콩 최고의 전문가인 한대영씨로부터 홍콩 경마의 경주 흐름에 대하여 설명을 듣고는 모두가 한마디씩 하는데 일행 중 한국의 경마 전문가들도 있었기에 한국의 전문가들도 어제 저녁 홍콩신문과 경마전문지를 사다 놓고 예상을 보았다며 자기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를 설명하는데 전문가들의 해설을 듣고 있으니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한국의 경마 전문가로는 김도갑씨와 유영삼씨가 참여하였는데 유영삼씨가 기수나 말의 정보에 대하여 자신이 분석한 내용을 말 할 때는 일행이 모두 감탄을 하였을 정도로 논리 정연하였다. 언제 그리 많은 것을 연구하였는지 오늘 기승하는 모든 기수들의 특징을 설명하고 말들에 대하여 한 마리 한 마리 해석을 하는데 정말로 유영삼씨의 해설은 마권을 사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모니터에 말이 예시장에서 예시하는 장면이 나오기에 밖을 보니 관람대에는 어느덧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있었다. 그리고 믿을 내려다보니 필자가 자리잡은 아래층부터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어서 그런지 경마 팬들이 식사와 술을 곁들여 즐거워하는 모습이 너무나 낭만적이었다. 야간 경마여서 조명이 잔디 주로를 환하게 비추며 홍콩의 경마팬 모두가 경마를 여유롭게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그리고 예시장에서 말을 끄는 사람들을 멀리서 볼 때는 옷도 집무복이고 똑같이 모자를 쓰고 있었기에 필자는 우리 경마만을 생각하고 남자들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예시장 가까이에서 말을 관찰하다 보니 말을 끌고 있는 관리사들이 여자인 것 같아 더 가까이 가보니 반정도가 정말로 여자 관리사여서 무척 신기했고, 말을 보니 왜 이리 말들이 좋아 보이는지 말들이 한결같이 힘이 넘치고 기름기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여자 관리사가 말을 끌어서 그런지 예시장이 한결 부드러워 보였다.

기수들이 기승하고 주로로 나와서 윤승을 하는데 우리와 같이 유도마가 앞과 뒷줄에서 한 마리씩 두 마리가 아니라 말 출전하는 두 수 만큼 유도마가 등장하여 경주마들을 주로에서 호위하며 유도하여 가기에 주로가 꽉 차 보였으며 경주 출장하는 모습이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발주대 신호가 울리며 말들이 스타트하고는 레이스가 펼쳐지는데 14두의 말들이 한 무리가 되어서 물 흐르듯이 레이스가 펼쳐지며 14두의 말들이 스타트하여 꼴인 할 때까지 뭉쳐서 꼴인 하는 것이다. 하루 일곱 경주가 펼쳐졌는데 일곱 경주 모두가 뭉쳐서 결승선을 꼴인 하는 광경은 한마디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스타트부터 꼴인 할 때까지 모니터의 화면에서 벗어나는 말이 한 마리도 없이 결승선을 꼴인 하다보니 이곳에서는 우리경마의 현실처럼 누가 가니 안가니 라는 루머의 말이 필요 없을 것 같았다. 많은 언론매체에서 예상을 보지만 예상은 예상일 뿐이다 모든 말이 별 차이 없이 비슷하게 결승선을 통과하니 예상 보기가 참으로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이곳은 예상을 어떻게 보나 알아보니 우리와 같이 말에 많은 비중을 두는 방식이 아니라 일단은 말들은 모두 최상의 상태와 그리고 어느 말이나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여 접어 두고 말의 특성에 맞게 어느 기수가 잘 탈 거며 기승하는 기수에게 상당히 많은 비중을 두고 예상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의 경마는 어쩌다 한번 뭉쳐서 들어오는 경우가 있고 대부분의 레이스가 일렬로 늘어져서 경기가 진행되는데 경마팬을 위해서 우리의 경마도 홍콩의 레이스와 같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말들이 떼를 지어 뭉쳐서 뛰려면 모든 말이 능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 경주마와 같이 결승선을 통과하기도 전에 지쳐서 속도가 줄어드는 경주마들을 갖고는 홍콩과 같은 레이스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말들의 질적인 수준을 높여서 홍콩의 경마와 같은 수준의 경주가 한국의 경마장에도 펼쳐질 날을 기대하며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도 홍콩의 레이스는 하나의 예술품 같다는 느낌이다.

작 성 자 : 홍대유 ssh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