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피바다가 아니라 눈물바다...

최봉주 기수가 퇴원해 싱글벙글 웃으면서 사무실에 왔다. 사고 당시만 해도 너무나 아찔한 순간이었기에 큰일난 줄 알았는데 빠른 쾌유를 하여 이렇게 웃으면서 사무실에 오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임원실에서 우리 둘은 그 동안의 근황을 이야기하며 1경주를 지켜보는데 이금주 기수가 1등을 하며 골인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골인 하는 순간을 보면서 축하의 박수를 쳤다. 짝짝짝, 짝, 짝, 짝 정말로 신나게 박수를 쳤다.
곧바로 일어나서 옆의 기수사무실에 가니 직원이나 기수들이 금주의 우승하는 장면을 모니터로 보고는 축하의 말을 하고 있었다. 모두가 자신이 우승한 것 마냥 즐거워하고 있었다. 기수들은 신인기수들이 첫 우승을 할 때나 빅 경기에 우승할 때는 누구를 막론하고 박수를 쳐주는 멋진 면이 있다. 기수사무실에는 매 경주가 끝날 때마다 순위를 적는 게시판이 있어서 1등부터 3등까지의 성적에 따라 기수 이름을 적어 놓는데 1등 우승란에 금주의 이름이 적혀지고 있다.
최봉주와 필자는 기수대기실로 가면서 그놈들 말도 잘 탄다고 하며 여자 후배들이 대견하다는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덧 관람대 기수대기실 입구까지 왔다. 1경주가 심의중이라고 들었지만 모니터를 볼 때는 금주가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기에 누가 잘못했나 하면서 기수대기실에 들어오니 대기실은 뭔지 모르게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금주가 순위변경을 당한 것이다. 아뿔싸, 필자도 순간 말문이 막혔다. 여자 신인기수가 생에 첫 우승을 하였는데 순위변경 당하여 5등으로 밀려났다니 정말로 어이가 없었다. 다시 모니터를 보니 금주가 분명히 진로방해를 하였다.
금주는 심의실에 들어가 순위변경 판정을 받고는 심의실문을 나오자마자 양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마구 쏟아지는 것이다. 여자 후배가 닭똥 같은 눈물을 쏟으며 기수대기실에 들어오니 누구하나 금주에게 말을 걸지를 못하고 벙쪄서 모든 기수가 찬물을 끼얹은 듯 가만히 있었다.(남자였으면 한마디 들었을 텐데 어느 누구도 금주에게 말을 걸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금주는 남자 대기실을 지나 여자 대기실로 들어가더니 수건을 얼굴에 감싸고 몇 분간 엉엉 우는 것이다. 엉,엉,엉,, 그 순간에는 어느 누구도 위로의 말을 하기가 어려웠는데 이신영이가 금주 곁에 가서 “언니” “언니” 하면서 말을 건다. 시간이 지나면서 순간 조용하여진다. 남자들 모두가 가슴이 아플뿐 무어라 말을 못하고 있는 광경이 어떠했겠는지 생각하여 보라. 경주를 뛰고 와서 여자가 우는 모습을 처음 접하였기에 어떻게 하여야 될지를 모르고 대기실은 초상집이 된 것이다!!!
소속조의 선임 기수인 우창구 기수가 금주에게 다가가서 “다 내 잘못”이라고 한다. 전날 금주의 경주 장면을 보고는 너무나 바깥으로 돌기에 2마리 이상 바깥으로 돌지 말고 잘 타서 우승하라고 말을 해주었는데 금주가 안쪽으로 진로 방해를 하여 순위변경을 당하니 자신의 잘못이라고 하는 것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정말로 눈물이 핑도는 아름다운 순간들이었다.
금주는 눈물을 뒤로한 채 이를 악물고 5경주에 나갔다. 5경주 ‘절찬리’에 기승하여 경주로로 나가는 금주를 향하여 우승하는 순간만을 보고는 순위변경된 것을 알지 못했던 20기 동기생이 금주에게 “누나! 축하해”라고 한마디한다.!!! 금주 왈,,,, “너 죽을래”,,,
순간 멍해 하는 동기생. 왜 그럴까... 드디어 5경주 발주기문이 열렸다. 금주가 치열하게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기수대기실은 “금주!” “금주!” “공주!” “공주!” 하면서 힘찬 응원에 찬가가 불러지고 있다. 근데, 그 힘찬 기수들의 응원을 무시하고 결승선을 3위로 골인 하는 것이다. 또 다시 기수들은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만은 기수 모두가 금주의 열성 팬이었나 보다!

P.S : 우창구 기수의 별명은 “짱구”고 이금주의 별명은 “공주”다... 재결위원들이여 왜 우리의 공주님을 순위변경시켜 대기실을 눈물 바다로 만들었습니까? 아무리 공정하게 보더라도 이럴 때는 눈감아 줄 수 없나요... 아무게 기수가 한말입니다.



작 성 자 : 홍대유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