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훈련이 끝나고 우연히 박복규 기수를 만났다. 오늘 ‘장수’가 뭔가 보여 준다며 자신 있게 말한다. 필자는 복규의 얘기를 들으면서 ‘장수’가 뛰는 디지털 조선배 특별경주에는 ‘햇빛마을’이 나오기 때문에 어렵지 않나 생각하는데 아무튼 오늘 뭔가 보여 준다고 하니 “그래 잘 타서 이겨라”고 말 해주었다. 그리고 조금 지난 후 기수회관 로비에서 다시 박복규와 마주 안게 됐다. 박복규 하는 말, “선배님!! 지난번 코리안더비 때는 몰지도 않고 장수가 선행을 쉽게 나갔는데, 오늘은 더욱이 비도 오고 거리도 짧은 1400m라 선행으로 삥 돌면 재밌을 것 같아요”란다.(누가 물어 보지도 않았는데 만날 때마다 ‘장수’ 얘기를 하니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지…)
기수들이 숙소에 모여 있어도 하루에 한번 만나기 어려운데, 오전 중에만 박복규를 세 번 만나 ‘장수’에 대한 얘기를 들으니 필자는 ‘장수’가 머리에 콱 입력 됐다.
그러기에 다른 말은 생각도 않고 ‘장수’가 뛰는 경주를 보게 되었다.
게이트가 열리자 박복규의 말대로 ‘장수’는 선행을 나섰다. 그 뒤에는 ‘햇빛마을’이 따른다. 레이스를 보면서 ‘햇빛마을’도 세지만 쉽게 선행 가고 있는 ‘장수’도 들어올 것 같아 열심히 보는데 역시 결승선 다 와서 ‘햇빛마을’이 치고 나오며 우승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한 ‘장수’는 아쉽게 2등을 했다.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한 박복규에게 박수를 보내며 우승한 지하주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요즘 지하주가 누구인가… 천하의 박태종을 잡는다는 기수다. 한창 최고로 말 타는데 물이 오른 지하주이기에 무서울 게 없고 요즘 같으면 되지도 않겠다고 생각하는 말도 끌고 들어올 기세에 있는 기수다. 이런 지하주의 상승세는 박복규의 자신감도 지고 만 것이다.
기수들은 안될 때는 죽어라 레이스가 풀리지 않는다. 그러나 잘 풀리기 시작하면 신들린 듯 도저히 안될 것 같은 말로도 우승을 한다. 상승세에 있는 기수는 그만큼 무섭다.
지하주를 보면서 어쩌면 그는 뉴스 거리를 몰고 다니는 기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신인 기수가 데뷔하는 날 2번 말에 기승해 2번 모두 우승하는 것을 처음 보았는데, 바로 그 주인공이 지하주였다. 아마 경마사에 처음 있는 기록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여러 가지 면에서 가장 많이 발전한 기수를 꼽으라면 지하주를 꼽을 수 있다. 지하주는 신인 기수 때 말(言)을 제대로 못하고 더듬으며 버벅거려 선배 기수들이 지하주를 부르기가 무서울 정도였는데 작년에 TV에 출연하고부터는 말 더듬던 버릇이 없어지고 지금은 말을 너무나 잘 하기에 우리 기수들은 모두 깜짝 놀라고 있다. 과거에는 하주에게 무엇을 시키거나 물어 보려면 말도 못하고 너무나 더듬거려서 그 말을 듣고 있다보면 꼭 그가 숨을 멈출 것 같아 선배들은 말 시키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 지하주가 이제는 말도 잘한다. 또 기수로서 최고의 위치에서 맹활약 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최고의 기수가 되고 있는 지하주에게 다시 한번 우승에 대한 축하를 보낸다. 항상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지하주이기에 최고의 기수로 우뚝 설 것이라고 믿는다.


작 성 자 : 홍대유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