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경마실황중계에 대한 소고

방송위원회의 주최로 시민단체와 관련인사가 참여한 공청회가 비공개로 열린다고 한다. 나도 비공식적으로 그 공청회에 토론자로 섭외를 받았으나 부득이 법정출석으로 인해 참석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지면을 빌어 의견을 개진코자 한다.

공청회의 논제는 케이블tv의 `경마실황중계`를 계속하여 허용할 것인지`이다.

이를 금지하자는 측의 주된 논지는 경마실황중계가 사행성을 조장한다는데 그 이유를 두고 있다.

그러나 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경마생중계는 계속되어야 하고 그 제공되는 정보는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첫째, 경마는 도박적인 것이나, 이로 인하여 한국마사회법이 목적으로 삼고있는 마사의 진흥 및 축산의 발전을 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우선시하여 법으로 허용하고 있다.

또한 한국마사회는 경마의 보급을 위해 이미 전화투표에 의해서도 경마팬이 실황을 보지 않고서도 경마를 즐길 수 있게 하고 있다.

따라서 이미 합법적인 행위를 중계하는 것은 전혀 법률상 문제되지 아니한다.

둘째, 경마실황중계는 오히려 사행성을 방지한다.
모든 경마전문지는 물론 조교사나 기수 경마를 즐기는 경마팬이나, 모두가 일치하는 견해는 ` 마필의 당일 상태가 양호하여야 승부를 겨룰 수 있다`며 당일 마필의 상태를 잘 관찰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실황중계가 없다면 이미 제공되고 있는 전화투표에 의한 마권구입의 경우, 당일 마필의 상태에 대한 일체의 정보없이, 오로지 경마전문지들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해서만 배팅을 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고, 경마전문지들이 제공하는 정보는 기존의 성적만을 토대로 한 것일 뿐이다.

경마는 생물인 말과 기승하는 기수의 호흡에 의해 이루어지며, 생물인 말의 경우에는 컨디션의 변화라는 변화무쌍한 것일 수 밖에 없다.

마필의 당일 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없이 어떻게 올바른 추리와 판단을 할 수 있겠는가?

운동선수들도 경기나 시합을 앞두고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자신의 적절한 체중을 조절해 가는데, 마필의 체중변동이나 당일의 컨디션도 확인하지 못한채, 오로지 기존의 성적을 토대로 한 예상지 만을 기초로 하여 베팅을 강요한단 말인가?

실황중계없이 전화투표로 마권을 구입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오히려 사행성을 조장하게 된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또한 배당율을 게시하는 전광판도 실황중계되어야 대다수 경마팬들이 어느 마필을 우수하게 보는지 관찰할 수 있고, 다수의 의견과 다른 자신의 판단에 대해 교정할 기회도 갖는 것이다.

셋째, 경마는 오로지 추리나 선택도 없이 수동적으로 선택되어지기만을 바라는 복권이나 추첨보다는 그 사행성이 극히 미미하다.

또한 마필상호간의 능력검증과 그에 따른 추리가 어느정도 가능한 만큼 실황중계가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것은 여타의 사행성 있는 복권의 경우에 비교하여 보아도 전혀 맞지 않는 논리이다.

넷째, 경마의 소비자이며 주권자는 경마팬이다.

경마팬은 이성적이며 이해타산적인 합리적인 인간이다.

특별한 논리없이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만으로 경마팬을 의식없이 부화뇌동하는 인간상으로 설정하는 논제는 그 출발부터 잘못되어 있다.

다섯째, 너희가 경마를 아느냐?
사행성의 개념은 ` 우연한 기회에 승부를 걸고 금원을 내기`하는 것을 말한다.
경마는 우승열패가 지배하는 경쟁시장이고, 돌아가는 원판에 화살을 쏘아대는 복권과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로 우연성이 적다.

도대체 사행을 조장한다는 근거가 무엇이며, 실증적으로 입증된 바가 있는가 묻고싶다.
주권자인 국민의 합리적 이성을 무시하고 아직도 계도와 규제의 대상으로 만 생각하는 근거에서 공청회가 이 논제를 채택하였다면, 그 사고방식도 타도해야 할 대상이다.

끝으로,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각 정보가 공유되면 될 수록 부정과 우연성, 사행성은 줄어든다는 생각에서 한국마사회도 케이블TV의 실황중계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좀 더 적극적 성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작 성 자 : 김영호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