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 대기실에는 신문 ,잡지, 경마전문지 들이 골고루 있다보니 기수들은 이것저것 보며 시간을 보낸다. TV를 보는 기수도 있는가 하면 피곤하여 비스듬히 누워 새우잠을 자는 기수도 있다(피곤하여 자는 모습을 보면 불쌍하게 생각 될 때가 있음. 말을 타러 나가야 되기에 여유 있게 누워서 자지는 못하고 불편하게 새우잠을 자는데 그 잠이 그야말로 꿀맛(?) 이다. )

새우잠을 청하다보면 자신의 경주시간에 나오라는 신호를 받고 기승 하러 나가야 한다. 어떨 때는 시간이 여유 있게 있다 보니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기대고 앉아 있다가 잠이 들어 나오라는 신호에 허겁지겁 옷 입고 준비 하는라 헤멜 때도 있다. 그래도 조금 헤메며 기수들과 같이
예시장에 나가면 다행인데 어느 때는 말 타러 나갈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오라는 신호를 받고 준비를 하다보면 늦는 경우도 있다.  이때 후배인 경우는 선배한테 한소리 듣는데 선배인 경우는 의기양양하게 그냥 간다 ,후배들은 속으로만 끙끙대며 쓸 데 없이 혼나니, 정말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늦은 것을 어떻게 하랴~ 다른 기수들에게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고 미안하다며 예시장에 나가기도 하는데, 너무 늦은 경우는 마장위원이 재결에 보고하여 질서 위반으로 제재를 받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제재로 벌금을 받는다. 꼴찌 짜리 말에 기승 하였을 때는 기승도 하기 전에 딱지를 떼였으니 마음이 어떻겠나,,,)

경마 날 기수들은 정신없이 바쁘다. 새벽 조교를 마치고, 씻고 ,식사하고, 해당 조교사 만나서 작전 지시를 받고 오전 경주를 기승 하러 오다보면 , 그리고 대기실에 와서 검량을 하고 나면 긴장이 풀려 금새 졸음이 쏟아진다. 그러다 보니 잠깐 앉아 있다가 졸아서 늦게 나가는 경우가 있다. 한 여름에는 점심을 먹고는 졸음이 쏟아져 이러한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경마전문지를 보면서 상대마에 대하여 보고 또 보고하며 연구를 하고 선행은 어느 말이 가나
연구도 하여 본다. 아침에 조교사와 만나서 작전을 다 짜보았으면서도 경마전문지가 뚫어져라
쳐다본다. 그런데 전문지 보는 것도 중독인지 보고 또 봐도 지루하지가 않다.
이렇게 자유스럽게 움직이다가 경주가 펼쳐지는 것이 모니터에 나오면 기수들은 일제히 모니터로 눈이 쏠리는데(대기실에는 모니터가 앞면에 네 대있고 다른 한쪽으로 한 대가 있어 다섯 대가 있슴) 경주 장면을 보면서 나름대로 경주의 흐름을 보며 한마디씩 한다.

진로방해로 또는 사고로 기수가 낙마하는 순간이 포착되면 ,, 아 앗 비명을 지르고 많이 다치지는 않았는지 걱정을 한다. 다행히 진로 방해가 있었는데 낙마 사고 없이 기수들이 무사히 결승선을 통과하였을 때는 기수들은 한숨을 돌리며 진로 방해한 기수에게 핀잔을 준다.

경마대회 우승을 하거나 위너써클에서 시상식을 할 때 기수가 상을 받을 때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박수를 쳐주며 축하를 하여주는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는데,,,,, 경마대회나 ,특별경주에서 우승을 한 기수는 대기실에 들어오면서 모든 기수에게 즉석에서 음료수를 돌린다,,, 빅 경기가 있으면 아예 골인하자마자 우승한 기수 앞으로 음료수를 돌리는 것이 관례화 되었는데(가장 비싼 음료수는 컨디션,,,) 모니터를 보고 있던 기수들이 한숨을 돌리는가 싶은데 레이스를 펼치고 온 기수들이 한 명씩 들어오면서, "진로방해로 아찔했어!" 하며 한마디씩 한다.

진로 방해한 기수가 후배인 경우는 요즘은 별로 때리지 않는데, 훈계조로 몇 대 맞을 때도 있고 , 가해자가 선배인 경우는 후배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가해정도가 크면 재결에서 그에 상응하는 제재를 받지만, 재결에 잡히지 않고 미묘한 경우도 있고,, 그리고 때론 서로 피해자라고 말싸움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가해자와 피해자가 선후배인 경우는 서로 사과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를 하고 풀어진다.

그런데 대기실에 들어오면서 시끌벅적하게 떠들고, 순간 ,우당팅탕 하며 치고 받으며 몸싸움을 하는 경우도 있다.  과격하게 싸움이 벌어지는 경우는 대부분 동기생들이다. 동기생은 서로 친구이다 보니 오히려 화해가 안되고 울분을 마음껏 토해낼 수 있다. 그리고 동기이다 보니 입장이 대등하여서 그런지 한바탕 하는 것이다. 그러나 흥분을 가라앉히고 씻고 시간이 조금 지나고 감정이 가라앉으면 금방 화해를 하며 언제 그랬느냐며 웃고 만다. ( 경주 뛰고 들어 올 때는 심신이 흥분이 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충돌 가능성이 많음) ,,, 운동선수들은 사고가 즉흥적이며 단순한 면이 있어서 그런지 쉽게 풀어지는 것이 또한 기수들이다.

비가 내린 경주로에서 경주를 펼치고 대기실에 들어오는 기수를 보면 여러분은 깜짝 놀랄 것이다. 경주 때 보안경을 썼기에 눈 주위만 흙이 없고 얼굴의 나머지 부분은 흙이 수북히 붙어 있다. 군인들이 변장을 하듯이 얼굴이 흙으로 가려 있기에 이러한 광경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깜짝 놀라며 울수도 웃을 수도 없이,,,,,, 결혼한 기수들은 이런 모습을 와이프가 보면 신랑이 얼마나 고생을 하며 돈을 버는 지 이해를 할 것이라며 농담도 한다. 대기실 안에는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있기에 샤워장으로 가서 얼굴이며 장화를 씻는다. 다음 경주에 기승 하는 기수는 제대로 씻을 시간이 없기에 대충 씻고는 기수복을 갈아입고 , 모자 카바는 아주머니들이 갈아 씌워 주기에 ,,모자와 채찍을 들고 헐레벌떡 준비를 하고 나간다.

그래서 연속 기승 하는 기수는 시간이 없다보니 예시장에 나가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경마 팬들이 이런 기수의 입장을 이해하여 주어서 감사하다) ,,,,,대기실 안에는 서너 명이 사우나를 할 수 있는 조그만 사우나 시설이 있는데 자신의 경주에 부담중량을 맞추느라 헉헉거리며 땀을 빼는 기수도 있고 (보편적으로 대기실 사우나 에서는 500 그램 내외를 빼느라 고생함). 그리고 한쪽으로 기수 개개인의 락카가 하나씩 있는데, 후배기수들은 담배를 아무대서나 함부로 피울 수가 없다보니 선배들이 보이지 앉는 락카로 에워 싸여 있는 곳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달콤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광경을 볼 수가 있는데 ,,,,, 그 맛,,,,,(선후배 간에 나이 차이가 많다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이렇게 대기실은 사우나 하는 기수, 비스듬히 누워 자는 기수, 각종 읽을 거리를 읽고 있는 기수, 모두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할 일을 하고 있다가,,,,, 경주시각 17분전,,,, 대기실 안은 말을 타러 나오라는 벨이 울리며, 기수들은 모자와 채찍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듯 시끌벅적하게 ,,,,,,,대기실을 나간다. 누가 우승을 할까?,,,,,



작 성 자 : 홍대유 notinell@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