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마는 외국 선진 경마에 겁탈 당하고 있었다. 세계의 모든 폐마의 쓰레기장을 도맡아 왔었다. 그러다 국산 경주마의 생산으로 우리의 주소를 찾는 듯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경주마의 생산과 경매 그리고 경주마 생산목장의 분위기를 볼 때 마사회의 매출 감소와 더불어 그 어려움이 생산 농가에 그대로 전달 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주마 생산목장은 대부분 정부의 씨암말 구매 자금이나 기타 정책 자금이 초기 산업의 기반이 되었다. 이제 당시 구매했던 마필은 노화되고 자금 회수를 위한 기한은 다가 왔으며 마필 판매는 경매를 기준으로 30% 전후를 맴돌고 있다. 물론 일부 목장은 마주에게 개별 판매도 하고 자체 경매를 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 해결은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 같이 제한된 구매자가 있는 곳에서는 구매자의 환경에 따라 단체로 구매가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파급이 바로 생산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생산농가 전체는 급격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판매가 가능하도록 경쟁력을 갖게 하는 것은 시장이 다양하다는 전제 하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우리는 구매자가 구매도 하고 생산도 하지만 생산자는 빚을 지고 경마는 못하고-물론 일부 극소수의 생산자만 경마에 참가할 수 있다. 이러한 사람은 이미 대규모 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판매도 어렵다. 이것은 매우 공정하지 못한 것이다. 책상에 앉아 밤을 세워 망아지 분만을 지켜보며, 마방에 마분을 주워 초지에 뿌리며 혹 다치면 위험을 무릅쓰고 치료를 해야하는… 이러한 상황을 이해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반대로 생산자도 우수한 경주마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부족하다. 경주마는 소가 아니다. 부가 가치는 능력이지 두수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최근 경주마 생산목장은 마사회의 마필 구매 정책을 따라 크고 대규모의 목장에 치중하여 인력이나 공간, 관리 능력에 대한 배려 없이 두수만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는 추세다. 목장 자체의 기술 개발에도 매우 소홀하다. 기술자에게 정당한 임금을 주고 목장에 노하우가 쌓이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싼 임금의 노동자만을 선호하여 임시로 고용하고 마사회의 지원에만 의존 한다면 이것은 매우 위험하다. 상황이 그렇다면 구매자인 마주도 외면 할 것이다.

이제 자체 인력으로 생산에서 육성까지 완성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인력에 투자해야 한다. 또한 자체 경주마 생산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그에 맞는 관리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목장에서 육성을 하고 생산을 하고 경마에 내 보낼 수는 없는 것이다. 각 목장들의 특성에 맞는 생산 방법이 필요하다. 생산자협회도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단순히 눈에 띄는 업적을 쌓기 위해 운영진이 존재하는 게 아니다. 내실을 다지고 실질적인 경주마 생산에 도움을 주는 협회가 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소유 마필은 나쁜 말이고 자신의 목장의 말만 좋다는 식의, 다른 사람의 방법은 나쁘고 내 방법만 옳다는 식의 협회 운영은 너무 근시안 적이고 스스로 생산 기반을 축소시키는 일인 것이다. 경주마 생산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목장간 거래도 마주에게 판매하는 것만큼 활성화되어야 한다. 내 말만 비싸게 팔아야 한다는 생각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앞에서 말한 이러한 상생의 노력 없이 마사회나 마주나 생산자 모두 우수한 경주마를 얻는 것은  물론, 크게는 우리나라의 경마 주소를 찾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작 성 자 : 조양희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