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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도 연말이 가까워서인지 상당한 고배당이 양산된 그런 주였다. 인기마가 졸전으로 몰락한 경주도 있었지만, 특히 몇몇 경주는 입상마필이 부진마이거나 한계마필임에도 특정기수의 놀라운 선전으로 고배당이 터진 경주가 다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 토요경주를 보자. 5경주의 ‘세일리언트’는 당해 경주 편성으로 보아 1400m는 능력상 한 수 아래인 마필로써 원래 기승기수가 황순도로 인기를 끌 수가 없는 마필이었다. 하지만 ‘새벽동자’를 제외하고는 큰 능력을 가진 마필이 없어서인지 당일 갑작스럽게 기수가 임대규 기수로 바뀌자마자 배당도 형편없이 떨어지더니 이 마필이 다른 인기마를 누루고 입상을 해버린 게 아닌가!
7경주도 마찬가지다. 1번 ‘일진대통’이라는 마필은 원래 순발력을 주무기로 과거 입상을 해왔으나 국산3군으로 승군한 뒤로는 바닥만을 기며 부진을 거듭한 마필이었다. 게다가 최근경주에서는 그 놀라운 순발력까지 어디로 갔는지 발휘를 못해 이제 한계가 온 마필이 아닌가 싶었는데 뜻밖에도 당일 기수가 임대규로 교체되더니 과거 화려했던, 그 빛나는 순발력을 경주내내 보여주면서 복승식 136배와 쌍승식 321배로 우승을 해버린 것이다.
또한, ‘땀방울’의 10경주는 기승기수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 한 토막의 드라마였다. 이 마필도 당해경주 편성 상 자력으로 입상이 어려워 보이는 부진마로써, 더욱이 소속조의 조교사가 “이 마필은 이번 경주에 순위권인 5위안에 들어오지 못하면 강제퇴역을 당해야 하는 위기에 처해 있어 조금이라도 순위권을 높이기 위해 기수를 임대규로 세웠다” 고 까지 하며 최선승부를 펼칠 것을 공언했던 마필이었다. 그럼에도 ‘땀방울’과 관련된 당해경주 배당판은 전혀 움직임이 없었고 ‘땀방울’은 그대로 퇴역을 당해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싹텄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임대규가 해낸 것이었다. ‘땀방울’이 아닌 임대규가 마필역량을 이끌어 내 순위권도 아닌 입상으로 경주를 마친 것이었다. 조교사의 믿음은 적중했고 임대규가 사장될 뻔한 ‘땀방울’의 감춰진 잠재력을 기수의 역량으로 십분 발휘하여 입상을 끌어낸 순간이었다. 배당은 두말할 필요 없이 인기 2위마와 동반입상 했음에도 불구하고 복승식과 쌍승식이 각각 84배와 171배를 기록해 기승기수의 능력에 관심을 가진 팬이라면 충분히 적중도 가능할 수 있었던 경주였다.
마칠인삼이라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마필의 능력이 70%이면 기수의 기승술이 30%이다는 평범한 논리는 이처럼 불안한 축마가 있는 고만고만한 경주편성이나 혼전인 편성에서는 기승기수의 역량을 결코 산술적인 30%에 묶어둘 수가 없다. 때에 따라서는 기승기수의 역량과 의지가 우승마도 얼마든지 바꿀수 있는 게 경마라는 걸 말하는 것이다. 능력있는 기수의 갑작스런 기승 시는 한번쯤 눈여겨보심이 요즘 같은 연말에 고배당을 노리는 또 하나의 전략일수 있어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작 성 자 : 타이거 eheek@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