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이빨을 보고 나이를 알 수 있다

간혹 모니터를 보면 발주기에 들어가기 전에 발주기 뒤에서 기수가 기승하고 있는 말을 앞에서 한 사람은 말의 고삐를 잡고 있고, 다른 한사람은 말의 목이나 엉덩이를 무엇으로 끌어주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그러한 광경을 보면서 무엇일까? 궁금증을 갖는 경마팬도 보았는데, 이것은 다름 아닌 말의 땀을 ?어 주는 모습이다.
말은 땀을 많이 흘리는 동물이다 보니 윤승을 하고 발주기에 오면 얼마나 땀을 많이 흘렸는지 목이나 엉덩이가 물이 흐르듯 흐르는 상황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땀이 소금기가 있다 보니 땀을 흘린 말의 목이나 엉덩이를 보면 온통 하얗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도 운동중에 땀을 많이 흘리면 땀을 닦으면서 운동을 하듯이 발주기에 들어가기 전에 말에게도 조금이라도 기분 좋게 하여 주고 말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리고 조금이라도 좋은 성적을 내라는 마음으로 땀을 ?어 주는 것이다. 말의 땀을 ?어 주면 기승하고 있는 기수도 시원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왠지 좋은 성적을 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땀을 ?을 때 어느 정도의 양이 나오나 하면 수건에 물을 뜸북 묻혀서 짜는 것만큼 땀이 쏟아진다. 필자가 기승한 말을 발주위원에게 땀 좀 닦아 달라고 하여 한 명의 발주위원은 말의 땀을 흩어 주고 있고 다른 한 명은 말의 앞에서 말을 잡아주고 있는데 말을 잡아 주고 있던 발주를 보조하여 주는 일을 하는 아르바이트생이 갑자기 질문을 한다.(발주 보조원중에는 아르바이트 학생도 있다) “말도 이빨을 닦아 주나요?”
이러한 질문을 처음 받아보니 즉시 대답을 하여 주지 못하는데, 말을 잡고 있던 말과 생활을 많이 하였던 고참 발주위원이 말은 초식동물이기에 이빨을 닦아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을 한다.
아르바이트 학생의 질문에 대답을 하여 주지 못하여 미안하여 아는척 좀 하려고 필자는 말의 이빨에 대하여 설을 풀었다. 말은 이빨로 나이를 알 수 있다는 것부터 그리고 말의 이를 마필 보건소에 가서 정기적으로 이상이 없는지 검사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하여 주었다.
말은 치아로 봐서 비교적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있는데 말은 앞니에 해당하는 절치(切齒)가 12개 있고 어금니에 해당하는 구치(臼齒)가 24개 있다. 그리고 수말은 암말과는 달리 여기에다 견치(犬齒)가 4개 더 있어 수말은 이빨이 40개다.(암말은 36개)
치아는 사료를 씹기 위한 기관이다. 하지만 말은 씹는 것 외에 아래윗니를 좌우로 움직여 맷돌 갈 듯이 갈아서 사료를 먹기도 한다. 그 때문에 이가 닳은 상태를 보아서 대체로 나이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또 말들은 유치(乳齒)와 영구치(永久齒)의 교체가 일정 기간에 정확하게 이루어지므로 이를 보아서 나이를 정확하게 알 수가 있다.
절치(切齒)는 4∼5세 때 유치에서 영구치로 바뀐다. 또 이의 씹는 부위는 타원형(6-8세)에서 원형(9-13세)으로 변하고, 다시 3각형(14-16세)으로 바뀌며 17세 이상의 고령마가 되면 긴 네모꼴로 변한다. 경주마는 24개월부터 경주에 출전해 4∼5세에 전성기를 누리기에 나이가 많이 먹으면서 변하는 치아의 상태를 알 필요는 없지만 대략 이렇다는 것이다.
말의 치아는 사람이나 육식동물과 다르게 계속 자라날 필요가 있다. 말은 아래, 위 어금니 사이에서 사료를 씹어 분해한 다음에 삼켜야 하고 만약에 사료가 잘 부서지지 않은 경우는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 할 뿐 아니라, 말은 소와 같이 되새김을 할 수 없는 동물이다 보나 소화 장애가 유발 될 수도 있다.
말의 치아에 이상이 있을 때 증상은 먼저 사료를 씹기 어려워하고, 사료를 씹는데 시간이 보통 때보다 길어지게 되며 어떤 말은 사료를 먹는 도중에 사료를 입 밖으로 흘리기도 하는데 경주마가 치아에 이상이 있으면 사료도 잘먹지 못하여 체력이 떨어지고 또 자갈을 잘 받지 않기에 훈련을 제대로 할 수가 없으므로 말의 치아를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여 보아야 한다.
말의 치아가 잘 마모되어 있지 않고 뾰족하게 되었을 경우에는 뾰족한 부분이 뺨을 자극하여 뺨 내측 표면에 궤양이 생기고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뺨의 통증은 고삐를 당기면 드러나기도 하고 고삐를 당기면 재갈이 뺨을 눌러 통증을 유발해 말이 자갈을 잘 받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평소 아무 이상이 없던 말이 갑자기 자갈받이가 좋지 않을 때는 치아를 검사도 하여 본다. 그리하여 치아에 문제가 있으면 뾰족한 부분이 있는 말은 뾰족한 부분을 갈아주고, 비정상적인 위치에 있는 치아는 뽑아 주어야 한다.(외국에는 말의 치아만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수의사도 있다. 그 외국인이 우리나라에도 왔었는데 말을 세워 놓고 혼자서 자유자재로 말의 치아를 검사하고 치료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까불던 말들도 그 수의사에게만 가면 조용하여진다)
말의 치아로 나이를 알 수 있고 말의 나이와 사람의 나이를 비교하는 것을 종종 보는데 말의 나이와 사람의 나이를 비교할 때 보편적으로 말의 나이 1세를 사람의 나이 5세로 맞추어 비교한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말의 나이 4세까지는 1년이 사람의 5년에 해당하고 5세때는 1년간이 사람의 4년간, 6세이상은 1년을 사람의 3년간으로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말의 1세는 사람의 5세, 2세는 10세, 4세는 20세에 5세는 24세, 6세는 27세에 해당한다. 말의 평균 수명은 말의 용도, 사양, 유전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 20에서 25세라는 것이 공인된 학설이다. 말의 20세는 사람의 69세, 25세는 사람의 84세의 고령이 된다.
세계에서 가장 장수한 말은 영국의 올드빌리란 말로 63세까지 살아다는 기록이 있다.



작 성 자 : 홍대유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