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우리나라 경마를 지켜보면서 가장 역겨움을 느끼는 것은 객장에 난무하는 소위 소스와 배당률 게시대의 바람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전적도 변변치 않고 새벽훈련시에도 별 특이사항이 없을뿐더러 예상지나 전문가들조차 외면한 마필이 바람잡이들 입에 오르내리며 급작스럽게 인기마로 대두되고 가당치 않게 배당률에 바람을 일으킬 때 우리는 당혹감을 느낀다.
지난주 경마에서는 유난히도 위와 같이 이상한 기류를 타고 있는 말이 많이 발견됐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배당이 줄잡아 10회이상 형성됐다.
30배이상 형성돼야할 배당이 10배내외, 10배이상 형성돼야 마땅한 배당이 4.5배내외로 형성되는 것이 그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유난히 바람을 일으켰던 마필 모두가 입상에 실패함으로써 바람을 믿지 않는 경마팬들의 손을 들어 주긴 했지만 어쩐지 찜찜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필자는 공정경마를 믿는다. 공정경마가 이루어지지 않고 경마창출자들의 개별적 의지가 승부를 좌우한다면 경마는 연구할 가치도 없고 베팅할 가치는 더더욱 없다. 모든 경마팬들로부터 외면받아도 마땅하다.
필자는 바람에 현혹되지 않고 자기 소신을 갖고 베팅에 임하는 경마팬이 경마에서 이길 가능성이 더 높다고 확신한다. 그것은 필자가 공정경마를 믿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소위 소스와 바람이 경마장을 유린하고 있는 현상황을 우려하는 것은 소스와 바람의 발원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혹에서 비롯된다.
우선 소스와 바람이 몇몇 특정한 조에 집중되고 있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또 바람을 일으킨 마필이 대부분 실전에서 강한 승부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한다.
더욱이 경마를 전문적으로 연구한다는 전문가들이 바람부는 마필에 대한 정보를 이구동성으로 전파하고 있는 엄연한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경마장에는 거짓 정보가 난무한다. 근거를 찾기 어려운 해괴한 소스가 횡행한다. 하지만 시행체에서는 이와 같이 바람을 일으키는 온갖 소스가 무용한 것임을 홍보하기에 앞서 바람과 소스의 발원지를 찾아내 그것이 근거가 없는 것임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다.
객장에서 근거없는 소스가 사라지고 배당률 게시대에서 이유없는 바람이 사라지는 날 우리 경마는 경마팬들의 진정한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며 비로소 국민레저로 자리잡았다고 떳떳이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작 성 자 : 김현웅 violet@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