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최근 Zamazaan이라는 마필의 이름이 국내의 초 일류마 혈통표 속에서만 나온다는 것을 발견했다.
87년 그랑프리 우승마인 훌라밍고, 얼마전 퇴역했으나 경마대회 단골손님 이었던 강타, 또한 캐디넷과 인모션등 작년까지만 해도 외국산마 최고의 자리에 오른 몇몇 마필들 만이 Zamazaan의 혈통을 이어받은 것.
Zamazaan의 5대 조상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눈에 익은 Blandford라는 마필을 접하게 된다. 1900년대 초, 당시 영국에서는 장거리에 적합한 STAYER혈통만을 원했고(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다) 또한 최장거리 혈통이었던 이 마필이 최고의 씨수말로 알려지고 있었다.
1919년에 태어난 브랜드포드는 1930년 Blenheim이라는 엡섬더비(G1 2400) 우승마를 배출하고, 1935년에도 엡섬더비 우승마인 Bahram을 배출하여 튼튼한 사이어 라인을 확립하였다. (당시엔 또 한마리의 더비 우승마 하이페리온(1933년 우승) 이라는 마필이 등장하는 시기다.)
Blandford 혈통의 특징이라면 만숙형 혈통으로 4,5세때 전성기를 맞는다는 것이다. Blanheim의 증손자인 Busted는 4세가 되어서야 갑자기 두각을 드러내며 King George & Queen Elizabeth(G1 2400)경주에서 우승하였고, 현재에도 이러한 혈통적 특성은 유전되어 Zamazaan의 자마인 Phizam도 5세가 되어서야 경주마로 완성되어 호주의 그레이드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아직도 후손들에겐 무시할 수 없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2,3세때의 전성기를 원하는 현대의 경마에서는 그다지 환영 받지 못해 쇠퇴의 길을 걷고 있으나, 부족한 마필 자원으로 인해 경주마의 수명을 최대한 연장해야 하는 국내 경마의 현실에선 얼마든지 인정받을 수 있는 혈통이 아닌가 싶다. 또한 대부분의 경마 선진국에서도 Blandford의 혈통을 소중하게 보존하고 있다.
Zamazaan 은 작년에도 뉴질랜드 브루드메어 3위 자리에 올랐고 1988년엔 자마인 Beau Zam이 호주 더비에서 우승하는 등, 호주대륙에서는 A급 혈통에 속한다. 국내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혈통은 아니지만 일단 이 마필의 혈통을 가졌다면 얼마든지 경주마로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작 성 자 : 정용철 sweethe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