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은 乙로부터 금 1억원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러나 甲은 乙이 자신 명의로 된 재산이 없어 자력이 없기 때문에 나중에 빌려준 돈의 변제를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여 乙의 차용부탁을 거절하였다.
그러자 며칠 후 乙은 丙명의로 되어있는 부동산등기부등본을 가지고 와서는 자신에게 시가 약 2억원 가량 나가는 부동산을 지난 1990년 구입하여 자신명의로 하였다가 1994년 명의만 丙으로 하였다가 금 1억원을 빌려달라면서 丙이 직접 작성한 위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 乙에게 있음을 나타내는 서류를 甲에게 교부하였다.
이에 甲은 위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할 것을 조건으로 1995년 7월경 이자 월 2푼, 변제기 1996년 7월15일로 하여 금 1억원을 빌려주었다. 그러나 乙은 위 부동산에 근저당의 설정 대신 처분금지가처분만 하여 주었다.
그 후 변제기가 경과하여도 乙이 계속 변제를 미루어 甲이 계속 변제를 독촉하며 위 丙명의의 부동산에 대하여 소송을 제기하려고 하자 乙은 丙 및 자신의 처인 丁과 통모하여 매매를 원인으로 丁명의로 위 부동산의 등기명의를 변경하였다.(단 乙은 무자력이라 甲이 乙을 상대로 소송해서 승소하여도 권리의 만족을 기할 수 없음)
위 사안의 경우 甲은 어떻게 하여야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겠는가?

위 사안은 부동산의 실질적인 소유자와 등기부상의 명의인이 다른 경우, 즉 명의신탁에 관한 문제와 채권자대위의 법리에 관한 문제이다.
사안을 살펴보면 甲은 乙로부터 丙이 작성한 위 부동산의 소유권이 乙에게 있음을 나타내는 문서를 받았는데, 이는 乙과 丙사이에 위 부동산에 대하여 명의신탁의 관계가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며 丙명의로 등기명의가 경료된 시점이 1994년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위 乙과 丙사이의 명의신탁은 위 법의 시행인 1995년 7월1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무효가 되는 것이고 이에 따라 丙은 乙에게 원인무효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기의무 또는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丙으로부터 위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乙의 처 丁은 위와 같은 명의신탁사실을 알면서 乙 및 丙과 통모하여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것이므로 위 등기의 원인인 丙과 丁사이의 매매는 민법 제108조에 의하여 무효가 되고, 이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역시 원인무효가 되어 丁은 乙에 대하여 위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의무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종합하여 보면 甲은 乙에 대하여 금 1억원에 대한 대여금청구채권이 있는 것이고 丙 및 丁은 모두 乙에 대하여 위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의무가 있으며 乙은 현재 무자력 상태인 것이다.
그러므로 甲은 乙에게 대여금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채권자대위의 법리에 따라 乙을 대위하여 丙 및 丁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기를 청구하여 乙명의로 위 부동산의 등기명의를 환원시킨 다음 그 재산에 대하여 위 소송에서 승소한 판결을 기초로 강제집행을 하면 자신의 채권에 대하여 만족을 기할 수 있다.
단 소송에 들어가기 전에 위 부동산에 대한 처분을 막기 위하여 처분금지가처분을 먼저 해놓은 상태에서 소송에 임하는 것이 甲의 입장에서는 보다 유리하겠다.

【본지 법률고문】

작 성 자 : 양건식 sweethe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