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은 같은 동네에 사는 乙이 32평형 아파트를 구입하여 분양대금을 납입하려고 하는데 대금이 모자란다며 돈을 차용하여줄 것을 요구하여 한참을 망설이다가 같은 동네에서 오래 살아온 인정도 있고 乙의 남편인 丙도 공무원으로서 직장도 확실하고 하여 1999년 5월경 금 4천만원을 변제기 99년 12월 31일, 이자 월 2푼으로 하여 乙에게 빌려주었고, 乙은 빌린 돈을 아파트분양대금으로 납부하였다.
그러나 변제기가 경과하여 빌려간 돈의 변제를 독촉하여도 乙이 돈을 갚지 않아 甲은 소송을 제기하려고 한다.
그래서 乙의 책임재산을 조사하여 보니 乙명의로 된 재산은 없고 위 아파트도 乙의 남편인 丙명의로 되어있고 이미 乙과 丙은 위 아파트에 입주하여 살고 있다.
이러한 경우 甲은 丙에 대하여 자신이 乙에게 빌려준 위 금 4천만원에 대한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가?

위 사안은 부부의 어느 한 당사자가 다른 사람들과 금전의 차용 등 법률관계를 맺었을 때 그 타인에 대하여 부부의 다른 일방에게 어느 정도의 책임을 지울 수 있는가에 관한 것들이다. 민법 제 827조 제1항에서는 부부간에는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서로 대리권이 있다고 하여 일상가사대리권을 규정하고 있고, 제 832조에서는 부부의 일방이 이상의 가사에 관하여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는 이로 인한 채무에 대하여 연대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법 제832조가 말하는 일상의 가사에 관한 법률행위라 함은 부부가 공동생활을 영위하는데 통상 필요한 법률행위를 말하며 그 내용과 범위는 그 부부공동체의 생활구조, 정도와 그 부부의 생활장소인 지역사회의 사회통념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대법원판례에서 판시하고 있다.
乙이 아파트 구입자금 용도로 甲으로부터 금전을  차용한 행위가 일상가사에 관한 채무부담행위라면 乙의 남편인 丙은 甲에 대하여 연대책임을 지게 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금전차용행위도 금액, 차용목적, 실제의 지출용도, 기타의 사정 등을 고려하여 그것이 부부의 공동생활에 필요한 자금의 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일상가사에 속한다고 보아야할 것이므로, 아파트 구입비용 명목으로 차용한 경우 그와 같은 비용의 지출이 부부공동체 유지에 필수적인 주거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 일상가사에 속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사안에서 乙은 甲으로부터 아파트 구입용도로 금전을 차용하였으며 실제로 위 차용한 금전을 아파트분양대금으로 납입하였고, 현재  乙부부가 그 아파트에 주거하고 있으므로 위 차용행위는 부부공동체 유지에 필수적인 주거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행위로서 일상가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乙의 남편인 丙은 乙이 甲에게 금전을 차용한 것에 대하여 乙과 연대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므로, 甲은 丙에게 금 4천만원 및 이에 대한 이자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본지 법률고문】

작 성 자 : 양건식 sweethee@krj.co.kr